"6년 뒤 全자동화, 탄소 20% 저감"…삼표시멘트 친환경·AI 도전
[르포]2050년까지 온실가스 절반 감축…'블루멘트' 성과
50억 투입, AI 설루션 개발…"예측정확도 95%↑"
- 박종홍 기자
(삼척=뉴스1) 박종홍 기자 = "눈이 좋은 분들은 자세히 보면 먼지가 보일 거예요"
23일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조희석 삼표시멘트 공정개선팀장이 농담 삼아 한 말에 클링커 제조 라인 굴뚝을 바라봤지만 먼지는 보이지 않았다.
시멘트 원료인 클링커가 초고온 속에서 가열된 이후 배출되는 130도의 폐열이 아지랑이처럼 눈에 띌 뿐이었다. 그는 "먼지 배출 규제가 20밀리그램(㎎) 정도인데 지금 5~8㎎ 정도의 먼지만 나오고 있다"며 "전기와 여과집진기를 사용해 먼지를 집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지에 위치한 공장 부지 안에서 내려다보면 멀지 않은 곳에 삼척 시내가 눈에 들어온다. 조 팀장은 "조금이라도 오염물질을 배출하게 되면 주민들과의 관계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환경은 안전과 더불어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시멘트 업계가 환경 오염 문제로 사회적 질타를 받을 당시 삼표시멘트는 질소산화물 등을 540회 초과 배출한 바 있다. 개선사업을 통해 지난해에는 104회로, 올해 현재까지 약 50회로 초과 배출 횟수를 줄였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2018년 대비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1%, 2050년 배출량을 54%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8년 대비 8%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대기질 개선을 위해선 여과집진기 교체나 비산먼지 저감시설 설치 확대 등에 1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공정은 운송 과정에도 적용된다. 시멘트 전용선과 하역 시설이 그중 하나다.
6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업계 최초로 밀폐형 하역 설비를 구축했다. 분진 발생은 물론 우천 등 기후 영향 차단, 하역 시간 단축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공장 인근 삼척항에선 전용선과 설비들이 눈에 띄었지만 분진 형태의 시멘트를 보기 어려웠다. 창고에서부터 선박까지 밀폐된 구조물에 주입된 공기를 통해 시멘트를 하역한다고 장창우 삼표시멘트 해무팀 차장은 설명했다.
장 차장은 "분말 시멘트 그대로 선박 화물창에 선적할 때 외부에 노출되면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를 집어넣어 시멘트가 물 흐르듯이 흘러 들어가게 선적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적용하며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고 있다. 탄소 배출 주된 요인인 클링커 함량을 낮추고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재 같은 혼합제 대체율을 높이거나, 화석연료 대신 폐타이어 같은 순환자원을 연료로 활용하는 등의 방식이다.
최근엔 '블루멘트'로 저탄소 친환경 제품군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기존 1종 포틀랜드 시멘트와 비교, 강도가 뛰어나고 탄소 배출량도 적어 올해 7월 한국소비자평가위원회의 한국의 소비자대상 친환경 시멘트 부문 대상을 받았다.
스마트 제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술 개발 역시 진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AI 자율제조' 프로젝트 주관 사업자로서 2027년까지 총 49억 원을 투입, 업계 특성에 맞는 장비와 AI 소프트웨어 설루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방식이 적용되면 기존 공장 내 CCP(센터 컨트롤 패널)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정 제어 대부분이 AI를 통해 자동화될 전망이다. 공정 자동화율 및 자율제어 예측정확도는 95%까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표시멘트는 클링커를 시멘트로 분쇄하는 공정(시멘트밀)은 2027년까지, 화재 등의 위험이 더 높은 클링커 제조 공정은 2030년까지 완전 자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 팀장은 "현재는 작업자가 컴퓨터에 '여기까지만 운전하라'고 정해주는 등 주관이 반영돼 현재 자동화율은 50% 정도"라며 "나중엔 긴급 상황에만 작업자가 개입하고 모든 스타트나 스톱을 AI의 결정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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