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질주' 하이닉스 3Q 영업익 7조 사상 최대…4Q도 맑다(종합)

매출액도 17.6조 사상 최대…영업이익률 40%·순이익 5.7조
HBM, D램 매출의 30%·eSSD는 낸드의 60% 차지…"AI 메모리 성장 지속"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서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AI 반도체와 최첨단 패키지 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이날 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2024.10.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확산 흐름을 탄 HBM(고대역폭메모리),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AI 메모리 사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고, 전 분기보다 2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했다.

매출은 17조57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전기 대비 7% 증가했다. 순이익은 5조753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기존 최대 기록인 올해 2분기(16조 4233억 원)를 1조 원 이상 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 4724억 원, 순이익 4조 6922억 원)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D램과 낸드의 매출 비중은 각각 69%, 28%다.

10년 공들인 HBM, 사상 최대 실적 토양으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은 HBM 사업의 호황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래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기술력 우위를 지켜왔다. D램을 여러 층 쌓아 올려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HBM은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가속기에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D램 및 낸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전 분기 대비 10%대 중반 올라 당사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메모리 수요 지속성장…4분기엔 HBM 매출 비중 40%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가기로 했다.

D램은 기존 4세대 HBM(HBM3)에서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고,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에서도 eSSD의 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430%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DS 부문 앞서 반도체 영업이익 1위 차지할 듯

SK하이닉스가 3분기에만 7조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삼성전자 디바이스설루션(DS, 반도체) 부문을 제치고 반도체 영업이익 1등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9조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6조 4500억 원)에 못 미치는 5조 원대로 추정된다.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이 지연되고,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로 범용 D램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DS부문(8조3600억 원)이 SK하이닉스(8조3545 원)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3분기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연간 영업이익으로 SK하이닉스가 1위에 오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당사는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을 통해 글로벌 넘버 원 AI 메모리 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