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저녁은 집앞에서 간단히 사갈까"…편의점서 장 보는 5060
대한상의 편의점 매출 분석…50·60대 매출 2년 전보다 20% ↑, 20대는 12% ↓
1~2인 가구 증가 및 고물가 영향에 '중년 소비패턴' 바뀌어…와인 매출도 33% 급감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대형마트나 식당보다 집 주변 편의점을 찾는 50·60대 시니어 고객이 최근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 1~2인 가구가 늘어난 가운데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편의점에서 꼭 필요한 물건만 소량 구매하거나 외식보다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새로운 '중년 소비 패턴'이 목격된다는 분석이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상품 데이터 분석기관 마켓링크의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1500곳 대상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동향'을 분석한 결과, 50대와 60대 고객의 올 1~6월 편의점 매출액은 2022년 동기 대비 각각 18.3%, 21.4%씩 증가했다.
30대(4.9%), 40대(4.8%) 매출 증가율의 4배에 달한다. 반면 기존 주 고객층인 20대 매출은 같은 기간 11.5% 줄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효과가 끝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학계에선 5060세대 1~2인 가구가 증가한 것과 연결짓고 있다.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편의점이 과일, 채소, 정육 등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한 특화 매장들을 선보이며 편의성과 접근성을 중시하는 5060세대 1~2인 가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 식사하는 5060세대가 많아진 점도 특징이다.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편의점 식사대용식 매출액은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6% 성장했다. 동기간 전체 편의점 매출 증가율(3.6%)과 비교해 성장세가 눈에 띈다. 품목별로는 라면 매출이 24.7% 증가해 가장 높았다. 이어 국·탕·찌개류(23.4%), 도시락·즉석밥류(21.6%)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물가 상승으로 밥값 부담이 커지면서 식당 대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레스토랑 간편식 상품이 큰 인기를 끄는 등 편의점이 외식을 대체하는 하나의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고 풀이했다.
코로나19 기간 인기가 높았던 와인 구매가 줄고 위스키·전통주 인기가 높아진 점도 달라진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트렌드다. 2022년 동기 대비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 매출은 18.4%, 전통주 매출은 13.6% 증가했다. 반면 맥주와 소주 매출은 각각 3.9%, 1.8% 증가하는 데 그쳤고 와인은 33.0% 급감했다.
대한상의는 편의점 매출 증가율이 2022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3.6%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편의점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세대별 특화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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