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행사 일방 취소 후 해외로…노소영, 국감 증인 고의회피 의혹

8일 이어 21일 법사위 국감에 재차 불출석…법사위 "노태우 비자금 실체 밝혀야"
불출석 사유서 내고 캐나다 출국…23일 예정했던 '서울디자인 2024' 임박해 불참 통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을 다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또다시 출석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국정감사 기간에 열리는 해외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미리 계획된 '서울디자인 2024' 행사 참여까지 취소하며 해외로 떠나 정치권에선 증인 출석을 고의로 회피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21일 법사위에 따르면 이날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노 관장은 최근 국정감사 기간에 예정된 해외 일정을 담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노 원장의 경우 대검찰청 등에 고발된 피고발인 신분이라 증언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노 관장의 개인 SNS를 보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현지에서 지역 행사를 참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노 관장은 이번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서울디자인 2024' 행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출국했다. 지난달 서울디자인재단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노 관장은 오는 23일 '기술과 예술의 상호작용' 제목의 주제발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노 관장은 지난 8일에도 법사위의 법무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응하지 않아 이날 대검찰청 국감에 재차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해외 일정을 이유로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법사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다시 주목받은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실체를 따질 계획이었다.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태우 일가 변명을 받아들여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눈 감은 것은 검찰의 명백한 직무 유기"라며 "불법 비자금을 모두 수사해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8일 법무부 국감에서 검찰과 국세청이 2007∼2008년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214억 원 규모 비자금 존재를 알고도 묵인했다며 특별수사본부를 통한 수사를 박성재 법무부장관에게 촉구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독립몰수제' 도입이 필요한 대표 사례로 '노태우 비자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법사위 안팎에서는 법사위가 재차 증인 출석을 의결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노 관장이 예정됐던 국내 행사 일정까지 불참하면서 의도적으로 캐나다로 출국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