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제품군 확장 먹히고 있다…'수주 잭팟' 터지는 LG엔솔
LFP·미드니켈·46파이 원통형 제품으로 대형 계약 잇딴 체결…캐즘 이후 실적 토대
김동명 사장, 2028년 매출 두배 67.5조 제시…"북미 시장 1등 구축"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꾸준한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수주고를 채우고 있다. 중저가 제품인 LFP(리튬인산철)·미드니켈과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46파이(지름 46㎜) 원통형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 고객사 추가 확보에 성공했다. 다양한 고객사 눈높이에 맞춘 제품 전략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이후에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15일) 미국 포드사와 10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전기 상용차 100만대 분량이다.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전체 1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는 포드에 공급하는 제품을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으로 추정했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40~60%인 제품이다. 중저가 배터리 라인업이지만 상대적으로 에너지밀도가 높고 가볍다. 값비싼 니켈과 코발트 함량 비율을 낮춘 만큼 원가를 줄일 수 있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는 주행거리가 긴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했다. 최근 가격 경쟁력과 안전한 미드니켈·LFP 등 중저가 제품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도 중저가 제품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고 고객사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 7월엔 유럽 완성차 업체인 르노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5년 11월부터 2030년 12월까지다. 공급 규모는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약 39GWh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맺은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이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장악한 시장을 뚫었다는 의미가 있다. 업계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CTP) 공정 기술을 LFP 배터리에 적용한 게 주효했다. 셀투팩 기술은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을 조립하기 때문에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높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며 "공장 가동률 하락 리스크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차세대 제품으로 불리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고객사도 확보했다. 이달 메르세데스-벤츠와 50.5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지역과 현지 공장 생산 제품을 고려하면 46파이 원통형으로 추정된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일반적인 2170(지름 21㎜·70㎜) 대비 에너지 밀도가 4배 높고 출력도 6배 향상된 제품이다.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약 20% 늘릴 수 있어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유럽 대형 완성차 업체에 처음으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기업 '비전 공유회'에서 자동차 전지 사업부의 경우 북미 시장 내 1등 지위 구축과 유럽 시장에서의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이니켈뿐 아니라 중저가형 제품 비중을 늘려 실적을 빠르게 확보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28년 매출을 2023년(33조7455억 원)의 두 배 이상인 약 67조5000억 원으로 제시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벤츠 46시리즈 배터리 수주는 차세대 배터리 폼팩터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럽 시장은 배출규제 강화와 독일 보조금 재개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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