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은 저런 걸" 포르쉐도 BMW도 흘깃흘깃…이런 날도 보네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의 '가상변속' 기능…글로벌 고성능 브랜드 앞다퉈 검토
아이오닉5 N 해외 판매량, 국내 12배 이상…"전동화 퍼스트무버 입증"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N. (현대차 제공) 2024.9.24/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5 N'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BMW M 등 고성능 브랜드들이 아이오닉5 N이 선보인 '가상 변속' 기능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전동화 시대를 제대로 올라타며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올라선 사례로 평가했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르노의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의 최고경영자(CEO) 필리프 크리프는 최근 영국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곧 출시할 A110 전기차에 아이오닉5 N의 가상 변속 및 가상 변속음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크리프 CEO는 "(A110 EV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다만 "만약 고객이 요구하면 내연기관 소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출시한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은 내연기관 감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어 특유의 변속감과 주행 감성이 떨어져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아이오닉 5 N 계기판.(현대차 제공)

아이오닉5 N은 N e-시프트와 N 액티브 사운드+ 기능을 통해 이 점을 극복했다. N e-시프트를 통해 기어단에 따라 달라지는 엔진 브레이크 느낌과 공회전 시 엔진 가동 등을 구현했고, N 액티브 사운드로 가상의 소리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이 사운드는 차량 밖에서도 들린다.

아이오닉5 N의 가상 변속을 언급한 것은 알핀 브랜드가 처음이 아니다. 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개발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이오닉5 N을 살펴본 결과, 가상 변속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람보르기니도 아이오닉5 N이 선보인 가상 변속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이끄는 프랭크 반 밀 CEO는 아이오닉5 N에 대해 흥미롭다면서 N e-시프트 등 현대차의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그는 "트랙에서 중요한 건 엔진 소리를 듣고 기어와 속도를 느끼는 것"이라며 "전기차에서도 이런 피드백이 필요해 BMW도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출전해 양산형 전기차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을 주행하는 '아이오닉 5 N TA Spec'. (현대자동차 제공) 2024.6.24/뉴스1

업계는 고성능 브랜드의 전기차 개발 방향에 따라 가상 변속 채택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아이오닉5 N이 개발 방향의 기준점이 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오닉5 N은 지난 6월 영국의 자동차 전문지 카매거진으로부터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BMW i5 M60, 테슬라 모델 S 플래드 등을 제치고 최고의 전기 스포츠카로 선정됐다.

판매량도 국내보다는 해외가 더 많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올해 9월까지 글로벌 총판매량은 6855대다. 이 가운데 국내(소매 기준)는 520대, 해외(선적 기준)는 6335대로 국내의 12배 이상이다. 해외 가운데 유럽 지역 판매량이 4127대로 대부분이며, 미국은 1574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아이오닉5 N의 반응이 더 뜨겁다"며 "현대차가 글로벌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서 이런 반응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연기관 시대와 달리 전동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현대차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