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지하 주차장 화재로 전기차 미구매자 신뢰 추락…하이브리드 선호↑"
"전기차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사용자 만족도 여전히 높아"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청라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전기차(EV)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준 가운데 전기차를 보유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로기 커졌다.
이볼루션과 한국 전기차 사용자 협회는 공동 주관으로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온라인 패널 조사를 진행했다. 2024년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총 531명이 참여했으며, 10년 이내 직접 운전하는 승용차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EV 보유자 131명, EV 비보유자 400명이 참여(신뢰 수준 95%에서 ±4.25%포인트)했다.
전국 성인남녀 5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9년에 보편화될 엔진 및 연료 타입으로 EV 보유자는 '전기차(51.1%)'를, EV 비보유자는 '하이브리드(38.3%)'를 1위로 꼽았다. 2023년 같은 설문에서는 EV 보유자와 비보유자 모두 '전기차'를 선택했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특히 EV 비보유자 중 '전기차'를 선택한 비율은 2023년 42.6%에서 2024년 24.8%로 17.8%포인트 하락했으며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비율은 14.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최근 청라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가 비보유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킨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보급 가속화'에 찬성하는 비율도 2023년 65%에서 2024년 35.2%로 23.4%포인트 감소했다.
청라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의 원인에 대해 EV 보유자와 비보유자는 서로 다른 인식을 보였다. EV 보유자는 주차 환경적 요인 중 특히 '스프링클러 등 소방 방재 시설 미작동(76.1%)'과 '지하 주차장 화재 진압의 어려움(39.3%)'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EV 비보유자는 전기차 자체의 결함, 특히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폭발 강도(54.6%)'와 '주변 차량으로의 빠른 확산(55.1%)'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두 그룹 간의 화재 원인에 대한 인식 차이는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차이를 반영한다.
조사 결과, 청라 화재 이후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V 비보유자의 66.3%는 이번 화재 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신뢰가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79%는 전기차 구매 의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EV 보유자의 36.7%는 구매 의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해, 실사용자와 비사용자 간의 신뢰도 차이를 보여주었다.
전기차 사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급격히 증가했다. 전체 응답자 중 57.6%가 전기차의 화재 및 급발진 사고 빈도가 내연기관차보다 높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9.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EV 보유자의 응답 비율은 30.8%포인트 상승했고, EV 비보유자의 반수 이상도 전기차 사고 빈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기차 사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응답자들은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강화(29.3%)'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개선을 통한 화재 예방 기술 개발(19.7%)'을 꼽았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 및 주차 구역의 '화재 감지 및 소방 관리 시스템 강화(15.5%)'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되었다. 이에 반해, '전기차 충전 구역 분리'나 '내연기관차와의 주차 공간 분리'와 같이 몇몇 기관에서 촉구하는 대안은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 '전기차 안전 및 화재 예방 대책 강화(52.5%)'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46.3%)',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및 요금 할인 등 혜택 확대(42.7%)'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기차 보유자들 역시 전기차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 및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기차 사용자 협회 김성태 회장은 "탄소배출 의무 감축과 차세대 산업 먹거리를 위해서도 전기차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실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볼루션 조현민 대표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전기차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비사용자들의 인식은 청라 화재 사고 이후 오히려 더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우려하며 "이는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 차이가 더욱더 벌어진 현 실태를 반영함과 동시에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 갈등 심화는 물론, 향후 전기차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충 못지않게 국민인식 개선을 위한 소통에도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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