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항만 파업에 해운 운임 오른다…'순풍' 수출에 먹구름

1일부터 미 동부 항만 파업 본격화…해운사들 나란히 운임 인상 나서
2주 파업이면 물류 마비…미 서부서 내륙·항공운송까지 도미노 운임인상 우려

13일(현지시간) 물류대란 속 뉴저지주 베이온의 항구에 컨테이너선이 입항을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박주평 기자 = 미국 동부지역 항만 노동자들이 50여년 만에 파업에 나서자, 국적선사 HMM을 비롯해 글로벌 해운사들이 나란히 운임 인상으로 대응한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수출기업에서 미국 동안으로 운송하는 화물의 양이 상당해 파업이 장기화하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011200)은 오는 19일부터 미국 동안으로 가는 화물에 대해 1TEU(12m 컨테이너 1개)당 1500달러,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3000달러의 항만 부과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화주들에게 공지했다.

이는 1977년 이후 47년 만에 이뤄진 미국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의 파업 영향이다. 뉴욕, 휴스턴 등 주로 미국 동안에 있는 항만에서 근무하는 노조원 2만 5000여명이 파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미국 전체 항만 물동량의 약 41%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예정된 기간 내에 화물을 선적하고 하역하지 못해 발생하는 체선료를 화주에 부과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세계 1위 스위스 MSC를 비롯해 덴마크 머스크(2위), 프랑스 CMA CGM(3위), 독일 하팍로이드(5위) 등 글로벌 선사들은 미국 동안 노선 선적에 대해 TEU당 500달러에서 1500달러 수준의 할증 적용을 발표했다.

아직 파업의 영향이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하루 파업의 영향을 해소하는 데 4~6일의 시간이 걸리고 2주간 파업을 벌이면 올해 안으로 항만의 정상화가 힘들다는 덴마크 해운조사기관 시 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중남미의 멕시코, 파나마 또는 캐나다의 몬트리올, 핼리팩스 등으로 이동 후 내륙 운송을 통해 동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동부 물류를 소화해야 하는 항만들까지 적체가 일어나고, 내륙 운송에 항공 화물까지 운임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사태가 심각해지면 홍해 사태와 마찬가지로 해상운송사업을 지원하거나 애로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무역 데이터 분석 업체 임포트 지니어스를 인용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 동안으로 수입한 화물 물동량을 분석한 결과 LG전자(066570) 미국법인이 5만 4400TEU로 전체 2위, 삼성전자(005930)가 3만7800TEU로 4위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역대 9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전자업계는 파업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을 위한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고, 부품 재고분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파업 영향이 미미하다"면서도 "장기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