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도 뜨아도 기내 퇴출…뜨거운 게 죄가 되는 '난기류 세상'
진에어, LCC 중 처음으로 컵라면 판매 중단…아시아나, 컵라면 이어 뜨거운 음료 배제
대한항공 컵라면 중단 이후 하나둘씩 중단…나머지 LCC 컵라면 서비스는 유지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10월부터 진에어는 컵라면 판매, 아시아나항공은 뜨거운 음료 제공을 중단하는 등 비행기에서 점차 뜨거운 액체류가 사라지고 있다. 다만 대부분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기존 컵라면 판매 등을 유지할 방침이다.
1일 진에어(272450)에 따르면 이달부터 전 노선에서 신라면 등 기내 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체 간편식을 도입한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난기류 안전 대책 강화 권고에 따른 조치로 국내 LCC 중 처음이다. 앞서 8월 15일부터 진에어의 모회사인 대한항공(003490)은 이코노미석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던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기존에도 이코노미석에 컵라면을 제공하지 않았던 아시아나항공(020560)은 9월 30일부터 일본, 중국 등 운항 시간 2시간 30분 내 국제선 이코노미석에서 뜨거운 음료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미 서비스 가능 시간이 짧은 국내선에서는 차가운 음료만 제공해 왔는데, 이를 국제선으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뜨거운 액체류를 기내에서 배제하기 시작한 것은 기후변화로 인해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는 경우가 증가해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적사가 전 세계에서 만난 난기류는 모두 6246건으로, 전년 동기(3473건)보다 79.8%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월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한 KE197편이 운항 도중 난기류를 만나 약 15초간 급하강하며 기내식 등 음식물이 쏟아지고 승객과 승무원이 다치며 우려가 커졌다.
다만 국토부의 권고가 강제사항이 아니다 보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즈니스석 이상에서는 여전히 라면 서비스가 있고, LCC에 따라 제공 여부가 달라 일관된 정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컵라면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LCC에 라면은 주요 수익원 중 하나라서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5000원 내외의 기본 가격에 곁들일 볶음김치나 다른 음료를 시키기 시작하면 1만 원을 훌쩍 넘는다.
LCC들은 컵라면 판매는 유지하되 물 온도를 조절하고, 기체가 흔들릴 때를 대비해 전용 지퍼백에 넣어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이스타항공 등 주요 LCC는 아직 컵라면 및 뜨거운 음료 관련 서비스에 변동은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기에는 일부 승객들 사이에서 컵라면을 챙겨가 뜨거운 물을 요구하거나,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모두 챙겨가는 등의 꼼수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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