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투기에 언제까지 美 엔진 쓰나"…연내 국산화 로드맵 기대
정부, 한화에어로 등 기업과 함께 1만5000파운드 항공엔진 개발 추진
KF-21 엔진은 GE 제품…진화적 개발·수출 경쟁에 국산 엔진 필요 목소리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양산에 돌입한 한국형 전투기 KF-21에 향후 국산 엔진이 사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F414엔진이 사용되는데, 향후 수출 확대와 운용 비용 축소 등을 위해선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업계는 1만5000파운드(lbf)급 이상을 목표로 항공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까지 첨단 항공 엔진 개발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각각 항공 엔진 개념 설계안과 개발 전략을 제출했다.
1만5000파운드급 엔진은 국산 전투기 KF-21과 무인 전투기 등에 탑재하기 위해 개발된다. 현재 KF-21에 사용되는 엔진은 F414엔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면허생산을 한다.
현재 자체 기술로 항공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10개국 미만이다. 그만큼 개발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국산 엔진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향후 공군 전력의 효율적 유지와 함께 무인화 등 차세대 전투기 개발, 나아가 무기 수출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투기는 구입비용과 함께 막대한 운용비용이 들어간다. 통상 초기 도입비는 30%에 불과하고 유지보수 비용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기종인 F-35A의 경우 1대당 연간 운용비가 4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산화가 되지 못하면 부품비와 수리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전투기 핵심 부품 수리 시 전투기가 미국으로 건너가야 하는데 이 경우 공군력 공백도 발생한다. 정비에 1년 이상 걸릴 때도 있다. 국산화가 된다면 정비 비용 절감과 함께 안정적인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전투기 개발 사업에서도 국산화는 중요하다. 21세기에 개발된 유일한 4.5세대 전투기인 KF-21은 앞으로 높은 수준의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유무인 복합운영이 가능한 6세대로 '진화적 개발'을 이어가도록 개발됐다. 하지만, 국산 엔진이 없으면 진화적 개발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미국은 스텔스 전투기 탑재용 엔진을 판매한 적이 없다. 또한 무인 전투기는 '전투기'가 아닌 '미사일'로 규정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에 따라 엔진의 수입·수출이 엄격히 통제된다. 미국이 이를 이유로 수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KF-21의 수출 경쟁력 악화도 우려된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F-21의 경쟁 모델은 미국의 F-16, F-15EX 등이다. 미국이 엔진 공급 제한 등으로 KF-21의 수출을 견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리온 등 다른 국산 항공기에도 외국산 엔진이 탑재되는데, 이를 수출할 때 엔진 생산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항공 엔진과 파생용 엔진 개발이 완료되면 약 100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16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방국 수출에 미국산 F414엔진이 이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형 전투기인 만큼 GE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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