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 조선업계, 일감 가려 받는다…"카타르발 잭팟 가시권"

HD한국조선해양, 목표 125.7% '초과 달성'…한화오션·삼성중공업 선방
카타르 발주 대형 LNG운반선 수주 기대감…삼성重 20억달러 FLNG 공략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자료사진, HD현대중공업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감을 쌓아둔 만큼 무분별한 수주보다는 고가 위주의 선별 수주에 힘쓰는 건 공통적이지만 세부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267250)·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 등 국내 조선 3사는 호황을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HD현대의 경우 일찌감치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수주 목표를 135억 달러로 잡았는데 현재까지 150척, 169억 7000만 달러를 수주, 목표의 125.7%에 해당하는 수주를 올렸다.

한화오션의 경우 28척, 56억 9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 40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삼성중공업은 49억 달러를 수주, 목표치인 97억 달러의 51%를 달성했다.

이같은 높은 수주고는 조선업계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3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HD한국조선해양은 5366억 원, 삼성중공업 2086억 원, 한화오션 433억 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8%, 165.7% 증가했고 한화오션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선별 수주를 통한 실적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조선업계 수주 잔량이 3902만CGT(표준선 환산톤수, 8월 클락슨 리서치 기준)로 3~4년 치의 일감을 쌓아둬 생산 시설이 포화상태인 만큼 무리하게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이익이 큰 프로젝트에 수주 협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조선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이다.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LNG 운반선 선가가 상승하고 있고 컨테이너선도 홍해 사태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으로 선주사들의 추가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체 별로 수주 전략에 있어 차이도 감지된다. 대형조선소 뿐 아니라 중형조선소까지 갖춘 HD현대의 경우 컨테이너선이나 LNG선 등 특정 선종이 아니라 다양한 선종을 두고 선주사들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해양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FLNG(Floating LNG) 수주를 공략하고 있다. FLNG는 한 기 가격이 20억 달러에 육박해 삼성중공업의 연간 목표 20%를 한 번에 채울 수 있어 '수주 잭팟'을 노리는 셈이다.

LNG 운반선의 경우 카타르에너지의 LNG 프로젝트 확장에 따라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카타르에너지는 중국 선사와 6척의 LNG 운반선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들이 다 소화할 수 없어서 발생한 스필오버(넘쳐 흐름) 효과로 봐야 한다"며 "조금 더 규모가 큰 선박에 대해 카타르 측과 국내 업계의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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