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2조 들고 전방위 압박…기습 당한 고려아연 반발(종합2보)
고려아연 301만주 공개매수…영풍·MBK, 지분 최대 47.7% 확보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합병에 반기…"영풍·MBK, 약탈적 M&A"
- 김종윤 기자, 최동현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최동현 박종홍 기자 = 영풍(000670)과 MBK파트너스가 현금 약 2조 원을 들고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공개매수로 지분 절반가량을 취득 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며 법적 공세도 시작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연대에 대해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약탈적 M&A(인수합병)라고 규정했다.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으로 공개 매수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전선 구축
13일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MBK파트너사의 투자목적회사(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의 지분 14.56%(301만 4881주)를 공개매수한다. 영풍도 0.05%(1만 주)를 공개매수로 확보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주당 공개매수 가격은 66만 원으로 총투입 금액은 약 2조 원이다. 현재 영풍과 특수관계자(장형진 고문 등)의 고려아연 지분은 33.13%다. 공개 매수가 완료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총지분은 최대 47.74%로 올라서게 된다.
1949년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설립한 영풍그룹은 장 씨(영풍)와 최 씨(고려아연)로 이뤄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장씨 일가의 영풍이지만 경영은 최씨 일가에서 맡아 왔다.
그러다 최씨 집안 3세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취임한 2022년부터 최 회장 측이 주식 매수 및 외부 우호 세력과 자사주 교환·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 확대에 나서면서 양측 갈등이 고조된 이후 '결별' 수순을 밟아 왔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분 추가 매입 이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절반가량을 확보한다면 사내이사 교체를 포함한 주주총회 안건 표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공개매수와 동시에 법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영풍은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동업 정신을 파기한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의혹들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적 행동 배경으로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의혹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의무 위반 의혹 △이사회 결의 없는 지급보증 관련 상법 위반 혐의를 들었다.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시기에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취지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훼손된 지배구조를 회복할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려아연 "MBK파트너스, 약탈적 경영…구성원 이익에 반하는 경영"
기습 공격을 당한 고려아연은 반발했다.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 파트너스와 결탁한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장형진 고문이 현 경영진의 의사에 반해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며 "본 공개매수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소액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시장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약탈적 경영을 일삼았다"며 "이러한 사모펀드가 당사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경우 전체 주주와 구성원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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