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보다 더 큰 게 온다"…건설 불황에 최악 준비하는 시멘트업계

상반기 생산량·출하량 12% 감소…재고는 16% 늘어 이중고
'비상경영'에도 실적 전망 암울…"年출하량 4000만톤 각오"

5일 오후 경기도 안양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콘크리트 혼합물을 나르고 있다.2023.6.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로 국내 시멘트업계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시멘트 생산량과 출하량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급감한 데 이어 재고는 눈덩이처럼 불어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이다. 업계는 3년 내에 연간 출하량이 사상 최저점인 4000만 톤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시멘트협회가 11일 발표한 '상반기 시멘트 생산·출하·재고 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멘트 생산량은 2274만 톤, 내수 출하량은 2284만 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6%, 12.3%씩 감소했다. 반면 시멘트 재고는 126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생산량과 출하량이 줄고, 창고에 쌓인 재고 비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실적 악화는 예견됐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하락세에 업계 내에서도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일제히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설비 가동마저 부분적으로 중단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건설업 선행지표가 부진한 탓에 당분간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8일 발표한 '6월 월간 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건축 허가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상반기 건설 수주액도 8.6% 줄었다. 시멘트 내수에 관건인 아파트 등 민간 부문 중 신규주택 수주는 50.2% 줄어 반토막이 났다.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향수 2~3년 내에 연간 내수 출하량이 4000만 톤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평시 연간 출하량(5000만 톤)보다 약 20% 줄어든 규모로, 4400만 톤을 찍었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 된다.

협회 관계자는 "유연탄과 함께 시멘트 제조원가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요금까지 하반기에 인상되면 낙폭은 더 커지고 장기화할 것"이라며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