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연구 권위자가 37년 쓴 전자레인지…'멀쩡하게' 삼성 귀환

김규원 서울대 명예교수,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에 기증
1986년 미국서 구매한 MW5500 모델…"고장 한 번 없이 썼다"

37년간 사용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를 기증한 김규원 서울대 명예교수(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국내 항암 연구의 권위자인 김규원 서울대 명예교수가 37년간 사용해 온 삼성전자(005930) 전자레인지를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에 기증했다.

11일 삼성전자 뉴스룸에는 김 교수가 1986년 미국에서 구입한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를 SIM에 기증하고 진행한 인터뷰가 게재됐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뒤 항암 연구에 매진해 온 김 교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받았고,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도 2005년 수상했다.

김 교수는 1986년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할 당시 마트에서 우연히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SIM에 전자레인지를 기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원래 아내와 함께 40년간 잘 사용하고 삼성전자에 기증하려 했지만 2022년 말, 아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더 빨리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느꼈다"며 "바쁜 나와 몸이 아픈 아내에게 이 전자레인지는 우리의 식사를 책임져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37년간 한 번도 고장 없이 새 제품처럼 깨끗하게 사용한 비결에 대해 "삼성전자의 신뢰할 수 있는 품질 덕분"이라며 "전자레인지를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화초나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듯 관리했다"고 했다.

김규원 교수가 37년간 고장 없이 사용해온 MW5500 모델(삼성전자 제공).

기증된 전자레인지는 삼성전자의 클래식 컬렉션(Classic Collection) 제품으로, 1986년에 수출형으로 만들어진 MW5500 모델이다. 우드 캐비닛 디자인으로 중후한 멋을 자랑하며, 미국 시장에서 선호하던 버튼식 작동 방식을 채택했다. 또 사각 트레이(플랫 베드 타입)를 사용하여 넓은 면적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는 처음 수출된 1979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호평을 얻고 있다.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1위, 미국에서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전자레인지 외 TV, 냉장고, 휴대전화 등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김 교수는 "앞으로도 삼성전자 제품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며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 대비해 노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