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 임원 비중 첫 7% 돌파…다양성지수 '최고치'

리더스인덱스 등 '국내 주요 기업 다양성지수 평가 결과' 공개
올해 다양성지수 평균 54.7점으로 상승…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사외이사 급증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올해 국내 대기업 다양성지수가 최근 6년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비율이 처음으로 전체 임원의 7%를 넘어서면서다. '자산 2조 원이 넘는 기업은 이사회 구성 시 특별 성별로만 채워서는 안 된다'는 자본시장법 개정 덕분으로 풀이된다.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 주요 기업 다양성지수 평가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다양성지수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53개사를 대상으로 △남녀 고용 비율 △근속연수 차이 △연봉 차이 △남녀 임원 비중 △등기임원 내 남녀비중 △고위 임원 남녀비중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매긴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다양성지수(100점 만점)는 올해 평균 54.7점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가장 높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51.7점)과 비교해 3.0점, 지난해와 비교해 0.9점 올랐다.

가장 향상된 항목은 남녀 임원 비중의 여성 임원 비중이다. 2019년 3.9%에 불과했으나 올해 7.3%로 두 배가량 늘었다.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등기임원 내 남녀 비중 중 여성 증가율은 더 높았다. 2019년 2.9%에서 올해 11.3%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율에 기여한 건 여성 사외이사였다. 2020년 5.5%에서 올해 16.4%로 10.9%P 늘었다. 하지만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2020년 2.0%에서 올해 3.8%로 1.8%P 증가하는 데 그쳤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가장 개선이 더딘 항목은 남녀 고용 비율 중 여성 직원 비중이었다. 조사 대상 대기업 여성 직원 수 비중은 올해 26.2%로 2019년(26.2%)과 차이가 없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확대된 것과 비교하면 여성 직원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남녀 근속연수 차이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기점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대기업의 남성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11.6년, 여성 직원은 8.7년으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각각 11.3년, 8.1년이었다.

근속연수 차이가 줄면서 연봉 격차도 적어졌다. 같은 기간 남성 직원 평균연봉이 8360만 원에서 1억 160만 원으로 19.4% 늘었고, 여성 직원 평균연봉은 5290만 원에서 6980만 원으로 27.1% 증가했다. 여성이 남성 대비 7.7%P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여성 근속연수가 남성 대비 75%에 머무르고, 여성 평균연봉도 남성의 68.7% 수준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한편 다양성지수 업종별 우수기업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신한금융지주(055550) △영원무역(111770) △유진기업(023410) △크래프톤(259960) △풍산(103140)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한미약품(128940) △한세실업(105630) △현대케피코 등 10개사가 선정됐다.

지난해까지는 업종 고려 없이 최종점수를 기준으로 했지만 올해부터는 업종별로 우수기업을 선정한다. 업종은 △생활용품(생활·의류·유통·상사·운송) △금융(금융지주·은행·보험·증권·카드) △소재(철강·석유화학·에너지·이차전지) △기계(자동차·조선, 기계설비) △ICT서비스(IT전기전자·IT서비스·통신) △건설(건설 및 건자재) △공기업 △제약 등 8개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