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 "AI 발전, HBM만 잘해선 불충분…삼성, 다양한 설루션 강점"

세미콘 타이완 2024 기조연설 "온디바이스 AI 기술 중요"
"파운드리, 시스템LSI 보유한 삼성전자 가장 강력한 위치"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4'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이정배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정배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4일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 설루션,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미래 설루션을 보유한 것이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반도체산업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4'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AI가 더 발전하려면 엣지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메모리 기술혁신을 통한 미래로의 도약'을 주제로 AI와 메모리 산업의 발전을 위한 삼성전자의 역할과 비전을 발표했다.

먼저 △전력소비 급증 △메모리 월 △부족한 저장용량 등 AI 시대 메모리 산업이 직면한 세 가지 과제를 언급했다.

메모리 월은 AI 연산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계산 능력과 비교해 메모리 대역폭이 더디게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격차를 말한다. 이는 AI 모델의 성능을 제한할 수 있다.

또 생성형 AI가 잘못된 답변을 마치 사실처럼 출력하는 '환각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RAG'(검색-증강생성)는 원본 데이터보다 몇 배는 더 큰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성능,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가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성능·저전력 제품과 온디바이스 AI 전용 설루션 개발에 주력하면서 혁신적인 메모리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고, 이를 위해 고객 및 파트너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기존 메모리 공정만으로는 HBM의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직 기술이 결합해야 하고,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또 커스텀 HBM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른 파운드리 및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들과 협업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미래의 도전 과제가 크고, 고객의 요구가 점점 더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삼성전자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며 "업계 선두 주자들과 협력해 AI와 메모리 기술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