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상장폐지 안 한다…두산로보틱스 자회사 편입은 추진(종합)
양사, 이사회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 계약 해제 의결
분할합병은 그대로…"에너빌 원전 수주 위해 필요"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두산로보틱스(454910)와 두산밥캣(241560)이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을 상장 폐지하는 방식으로 편입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은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9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해제하기로 의결했다. 두산로보틱스는 공시를 통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시너지가 존재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추진하지 않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두산로보틱스는 "양사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완전 모자(母子)회사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효익을 추구하려 했다"면서도 "주주 및 시장의 부정적 의견이 강한 상황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에 따른 승인 절차 등 (사안) 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달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로 편입하는 방안의 사업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보유한 신설 법인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산밥캣을 상장 폐지하고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은 1대 0.63으로 정하면서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두산밥캣 1주를 두산로보틱스 0.63주로 교환해 주겠다는 의미인데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두산밥캣을 믿고 투자한 주주들이 강제로 '로봇 테마주' 주주로 전락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두산그룹이 중요한 사업 재편을 결정하면서 사전에 주주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며 두 차례에 걸쳐 제동을 걸면서 두산그룹은 기존 합병안을 철회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와 스캇 박 두산밥캣 대표는 이날 주주 서한을 통해 "주주와 시장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합병이) 추진되기 어렵다"며 "혼란을 드린 점 송구하며 앞으로 시장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다만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분할 합병 방안은 향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 상장 폐지를 하지 않지만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은 계속 추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시너지 외에도 원전 설비 투자 확대에 나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합병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관련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는 필수라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에 수립한 5년간 사업계획으로는 체코 원전 1기, 폴란드 원전 2기 정도가 포함돼 있었지만 올해 들어 사업 기회가 크게 늘어 체코 2기에 더해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 에미리트) 원전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신규 원전 건설도 기대되고 국내도 확정은 아니지만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서 대형원전 3기, SMR(소형모듈원자로) 1기가 제안된 상황에서 향후 5년간 총 10기 내외의 원전 수주를 전망하고 있으며 SMR도 향후 5년 간 100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원전 사업 도약을 위한 적기의 설비 투자를 위해선 투자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고 분할합병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산그룹은 다음 달 25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등의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을 의결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주주총회 개최는 사실상 연기될 예정이다. 예정대로 주총을 열기 위해선 이날까지 새로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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