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배터리·석유화학 계열사, 차입금 의존도 급증…"수익성 악화"

CEO스코어, 대기업 계열사 279곳 차입금 규모·의존도 조사

(CEO스코어 제공)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배터리 관련 사업과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대기업 계열사의 차입금 의존도가 1년 반 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가 상승하면 금융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이다. 국내 매출 상위 대기업의 차입급 의존도는 1년 6개월 전과 비슷했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22년 4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반기·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79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28.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4분기(27.4%)와 비슷한 수치다. 올해 2분기 조사 대상 기업의 총차입금 규모는 1040조 9461억 원으로, 같은 기간 110조 688억 원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이차전지 기업인 엘앤에프(066970)의 차입금 의존도 증가폭이 가장 컸다. 2022년 4분기 30.1%에서 올해 2분기 61.7%로 31.6%P 증가했다.

이어 △신세계건설(10.9%→36.6%) △코오롱글로벌(003070)(18.2%→43.4%) △에코프로비엠(247540)(28.1%→47.3%) △SK케미칼(285130)(18.4%→33.4%) △포스코퓨처엠(003670)(32.0%→46.9%) △SGC E&C(15.7%→29.4%) △씨에스윈드(112610)(26.8%→39.9%) △에코플라스틱(038110)(27.7%→39.3%) △한화솔루션(009830)(34.8%→45.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 관련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 확대가 두드러졌다. 전기차 수요 확대 기대에 따른 공장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위한 차입금 규모를 늘렸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개선이 둔화하면서 이를 만회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공급과잉과 수출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비화학·친환경 사업 투자를 늘리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CEO스코어 제공)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SK쉴더스로, 61.0%에서 2.2%로 무려 58.8%P 낮아졌다. 이어 △SK네트웍스(001740)(53.1%→28.5%) △SK인천석유화학(55.7%→35.4%) △HD현대삼호(19.8%→1.0%) △CJ CGV(75.8%→57.8%) △현대로템(064350)(24.0%→8.6%) △화승코퍼레이션(013520)(56.8%→45.4%) △한솔테크닉스(004710)(38.2%→27.8%) △롯데건설(41.6%→31.3%) △티웨이항공(091810)(39.2%→29.2%)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효성화학(298000)(79.4%) △한국가스공사(036460)(70.6%) △SK렌터카(70.4%) △팜스코(036580)(69.3%) △롯데렌탈(089860)(64.9%) 순이다.

반면 △세메스(0.1%) △현대엔지니어링(0.3%) △포스코DX(0.6%) △오리온(0.6%) △한전KPS(0.8%) 등의 순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낮았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업계의 차입금 의존도가 2022년 4분기 30.2%에서 올해 2분기 34.7%로 4.5%P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IT전기전자 2.5%P(12.8%→15.3%) △공기업 1.9%P(48.3%→50.2%) △철강 1.3%P(23.0%→24.3%) △통신 0.4%P(31.8%→32.2%) 순이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