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합병 그후…양대 항공동맹 다 누리던 호시절도 '굿바이'

대한항공 속한 '스카이팀' 상반기 미주 185만·유럽 96만…아시아나의 스타얼라이언스 97만·95만 여객 수송
합병시 아시아나는 '스타' 탈퇴할 듯…스타 소속 외항사 이용할 유인 줄어 소비자 선택지 축소 전망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대한항공 항공기 앞을 지나고 있다. 2024.2.1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한국이 2003년 이후 20여 년 만에 단일 항공동맹 체제가 될 전망이다. 양대 항공동맹에 가입한 이점으로 혜택을 누렸던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미주·유럽 노선에서 스카이팀의 여객 수는 184만 8751명, 96만 5971명이다. 2위인 스타얼라이언스는 각각 96만 7019명, 94만 5338명이다.

국적사 1위인 대한항공(003490)이 스카이팀의 인천 노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주 77%, 유럽 79%로 압도적이다. 스타얼라이언스의 아시아나항공(020560) 비율은 미주 63%, 유럽 45%에 그쳤다.

대한항공이 띄우는 항공편이 많은 영향도 있지만,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항공편도 많이 띄웠다는 의미다. 양대 항공동맹이 실어나른 인천~유럽 여객 수는 90만 명대로 비슷하지만 각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스카이팀(20만 3856명), 스타얼라이언스(51만 6566명)로 격차가 크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이같은 구도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스타얼라이언스 탈퇴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이 2년 내 흡수합병되기 때문에 예견된 절차다.

대한항공이 2000년에 스카이팀을 창립하고, 아시아나항공이 2003년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며 항공동맹 가입사 두 곳을 보유한 국가가 된 지 20여 년 만의 단일 체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현재로서는 스카이팀으로 축이 더욱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인데, 국적사로 적립이 불가능해진 스타얼라이언스는 선택할 요인이 줄어든다.

물론 다른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로 적립처를 바꿀 수는 있지만 사용처가 한정적이다. 예컨대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과 국제선의 선택지가 있는데 외항사는 한국 관련 노선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적립일로부터 10년인데 반해 스타얼라이언스 내 루프트한자 같은 외항사의 유효기간은 3년 내지는 1년인 경우도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잔여 마일리지를 뜻하는 재무제표상의 이연수익은 9758억 원으로, 향후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되면 스타얼라이언스 충성 고객을 뺏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소비자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들이 지금만큼 항공편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국적사가 없는 항공동맹 3위 원월드의 올해 상반기 인천~미주·유럽 여객 수는 각각 9만 6562명, 8만 7927명으로 항공동맹이 없는 항공사를 합친 것보다 적다.

단일 체제에서 경쟁력을 키운 대한항공이 새 취항지에 갈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체제에 비해 다양한 서비스 측면에서 아쉬움을 가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을 나눠 가질 티웨이항공(유럽)과 에어프레미아(미주)가 항공동맹에 가입해 경쟁체제를 복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까지 티웨이항공은 대형기 20대, 에어프레미아는 15대를 확보할 계획인데,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형기 46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항공동맹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 능력도 검증받아야 한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