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세계 D램 매출 25% '쑥'…삼성 웃었고, SK는 더 웃었다
HBM 수요 폭증에 대만 지진 여파로 단가 상승…양사 점유율 77.4%로 확대
'HBM 선도' SK하이닉스, 삼성과 점유율 4.4%p 줄여…양사 3분기도 '쾌청'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 등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전 세계 D램 산업의 매출이 전분기보다 2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BM 생산 증대로 공급이 축소되는 범용 D램의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3분기에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4.8% 증가한 229억 달러(약 31조 원)로 집계됐다.
트렌드포스는 "수익성을 높인 주류 제품의 출하량 확대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했다.
단가 상승의 주요인으로는 지난 4월 대만 지진과 HBM 수요 증가를 꼽았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대만 내 4개 공장에서 자사 메모리 반도체 약 60%를 생산하는데, 대만 지진 여파로 생산 공정에 있던 웨이퍼 물량을 폐기하는 등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매출은 98억2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2% 늘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은 79억1100만 달러로 38.7% 증가했다. 반면 마이크론 매출은 45억 달러로 1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전분기보다 1%포인트(p) 감소한 42.9%로 2분기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3.4%p 상승한 34.5%로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 D램 업체 중 전 분기 대비 시장점유율이 증가한 곳은 SK하이닉스뿐이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77.4%로 확대됐고, 양사 격차는 1분기 12.8%p에서 2분기 8.4%p로 4.4%p 줄었다.
특히 D램 영업이익률에서 SK하이닉스는 45%로 37%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앞섰다. SK하이닉스가 마진이 높은 HBM 시장을 선점한 효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3(4세대)와 HBM3E(5세대) 8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고객사에 HBM3E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3분기에도 D램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대부분의 D램 제조업체는 7월 말 PC 업체, 클라우드 서비스공급자(CSP)와 3분기 계약 가격 협상을 마무리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상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5%p 높인 8~13%로 수정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공장에서 HBM3E 웨이퍼 생산을 시작해 하반기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5보다 HBM 생산을 우선시해 DDR5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체 캐파(생산능력)가 늘어나도 상당 부분이 HBM 생산 확대를 위해 활용되기 때문에 일반 D램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분기 단위로 가격이 결정되는 일반 D램의 수익성이 연간 계약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HBM 수익성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에서 앞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범용 D램 생산 능력을 갖춘 만큼 2분기 '역대급 실적'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3조66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 늘고, SK하이닉스는 7조825억 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조7920억 원)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나타났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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