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라텍스 증설 끝나자 다시 호황…금호석화 실적 기지개 '청신호'

글로벌 장갑업체, 재고 확보 움직임…2Q NB라텍스 수출 53%↑
2765억 투자한 울산 공장 증설 끝내…총 연산 94.6만톤 확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금호석유화학(011780) 실적을 좌우하는 NB라텍스의 시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전방 산업에서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수출과 수익성 모두 강세로 전환됐다. 때마침 증설을 완료하고 시장 대응력을 키웠다는 점도 실적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NB라텍스의 지난 6월 수출 물량은 6만 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2분기 전체 수출 물량도 53% 늘어난 18만 8000톤이다.

NB라텍스는 의료·산업·요리용으로 다양하게 쓰이는 라텍스 장갑의 소재다. 위생용 수요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하면서 최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호황을 틈타 늘어난 공급 과잉과 엔데믹 협상이 겹치면서 시황 부진에 빠졌다.

최근 NB라텍스 시황은 전방 업체의 재고 확보 움직임으로 회복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1위 장갑업체 말레이시아의 Top Glove의 2분기 매출은 저점이었던 지난해 3분기 대비 34%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NB라텍스의 원료인 BD(부타디엔)의 가격 안정화 현상도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연초 톤당 스프레드(제품가격-원가 차이)는 230달러 수준에서 이달 278달러로 회복했다. 판매량 증가에 수익성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NB라텍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금호석유화학도 시황 회복 효과를 누리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1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특히 NB라텍스 사업을 펼치는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은 466억 원으로 전년 동기(329억 원) 대비 41.6% 늘었다. NB라텍스가 전반적인 석유화학 불황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NB라텍스의 업황 부진은 수요 성장성에 대한 문제보다 과도한 공급 증가 때문"이라며 "업황 부진에 따른 공급조절과 재고 소진 이후 현재 회복기에 진입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출하량을 늘리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시황 부진 시기에 60%대까지 떨어졌던 공장 가동률을 80%대까지 늘렸다.

때마침 증설 물량 투자가 마무리된 점도 호재다. 약 2765억 원을 투자한 연산 23만 6000톤의 울산 공장이 상반기에 기계적 완공했다. 이에 따라 총연산은 94만 6000톤까지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금호석유화학이 하반기에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842억 원) 대비 41.4% 증가한 1191억 원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NB라텍스 출하량은 신규 공장의 램프업(Ramp-up)과 기존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수요가 개선되는 NB 라텍스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