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올해 동박 판매목표 낮춘다…"해외 증설 검토시기 아냐"(종합)

캐즘으로 전방산업 부진…"3분기까지 유의미한 판매 증가 어려워"
美 대선 앞두고 불확실성 고조…"기존 국내외 시설 최적화할 것"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동박공장 전경.(SKC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SKC(011790)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현상에 따라 올해 동박 판매량 목표를 낮출 전망이다. 해외 증설보다 기존 생산시설을 최대환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SKC는 1일 2분기 실적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동박 판매량 목표를 보수적으로 재설정하고 있다"며 "새로운 증설을 하는 검토라기보단 보유한 생산 거점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배터리·소재 사업은 전기차 성장 둔화로 부진에 빠져 있다. SKC의 이차전지소재 사업(SK넥실리스)의 2분기 영업손실은 374억 원이다. 전방 산업 침체로 절대적인 매출 규모가 줄었고, 말레이시아 공장의 신규 가동에 필요한 고정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SKC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산업의 감축 발표에 이어 셀 메이커(배터리사)도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3분기까지 동박의 유의미한 판매량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해외 신규 공장 투자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입장이다. 현재 보유한 국내외 생산 거점의 최적화에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 SKC 관계자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생산량만으로 북미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C는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엔펄스는 4851만5142주를 한주당 3401원에 유상감자하기로 했다. 총감자금액은 1650억 원이다. 유상감자는 주주에게 소멸된 주식의 보상액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SK엔펄스의 최대주주 SKC는 유상감자에 따른 현금 대부분을 취득하게 된다.

SKC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 강화와 현금 운영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SK엔펄스의 경우 추가적인 자산유동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공장에서 직원이 동박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SKC 제공)

SKC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432억 원) 대비 증가한 627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4727억 원으로 4.1% 증가했다. 순손실도 지난해 동기(248억 원) 대비 늘어난 1153억 원이다.

반도체 소재 사업의 매출은 107.7% 늘어난 673억 원이다. 영업이익도 267.4% 증가한 158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투자사 ISC가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비메모리 양산용 수요 증대로 매출을 늘렸다. SK엔펄스도 주력 품목인 CMP패드가 제조 원가 정상화로 흑자를 기록했다. CMP패드는 반도체 웨이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평탄화 작업에 쓰이는 제품이다.

화학 사업의 부진은 여전했다. 매출은 3175억 원으로 32% 늘었다. 반면 영업손실은 53억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SKC 관계자는 "선제적 자산유동화로 성장통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확보했다"며 "하반기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미래 사업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