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예정대로"…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공법 연내 확정(종합)

"전고체 배터리 추가 샘플 공급…성능 평가 진행 중"
전기차 캐즘 여파…2분기 영업익 2802억, 전년比 38%↓

삼성SDI 기흥 본사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삼성SDI(006400)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현상에도 올해 투자 계획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기존 확보한 해외 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준비해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응력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다. 하반기에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의 생산 공법과 초기 시설 투자도 확정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30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헝가리 법인 증설과 미주 스텔란티스 공장 등 이미 확보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투자 계획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에 따라 투자 집행을 줄이는 추세다. 예상보다 전기차 시장 회복까지 장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삼성SDI는 올해 투자를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상반기에 지난해 대비 2배 늘어난 투자를 집행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지름 46㎜)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시황에 맞춘 최적의 투자 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의 경우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제품으로 화재나 폭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의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추가 샘플을 공급하고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의 중요한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 계획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초기 시설 투자를 집행하고 크기·용량을 확대한 다음 단계의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6파이 배터리도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최근 마이크로 모빌리티(소형 이동수단)에서 첫 프로젝트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46파이 원형 전지는 2025년 초에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기존 계획보다 1년 이상 시점을 앞당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News1 최동현 기자

올해 2분기 실적은 전기차 수요 침체로 부진했다. 매출은 4조 45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줄었다. 영업이익은 2802억 원으로 23.8%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혜택(AMPC)은 79억 원에 불과했다.

사업별로 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3조 8729억 원으로 27% 줄었다. 영업이익도 46% 감소한 2080억 원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전지는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영향을 받았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는 신재생 발전과 AI(인공지능)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실적을 방어했다.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5772억 원, 722억 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1%, 16% 증가했다. 편광필름 사업은 고부가 대면적 TV용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반도체 소재 사업 역시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삼성SDI는 하반기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구조 혁신과 미래기술 확보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된다"며 "턴어라운드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