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선두' SK하이닉스 6년만에 영업익 5조원대…분기 매출 최대(종합2보)

매출 16.4조, 전년比125% 증가…영업익 6년 만에 5조원대
HBM·eSSD 덕분에 매출 급증…상반기 성과급 최대치 지급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3.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한재준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분기 매출 16조 원을 넘어서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6년 만에 5조 원대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판매가 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부터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내년 하반기부터는 6세대 HBM(HBM4) 12단 제품을 양산하고 eSSD도 내년 초 128TB(테라바이트) 제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을 계속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468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 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 원)에 견주는 실적이다. 증권업계 전망치(5조1923억 원)도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조 4232억 원으로 124.8%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도 4조120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수익성이 높은 HBM, eSSD 등 AI 메모리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HBM3E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HBM 매출은 1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연간으로는 지난해 대비 3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에서도 eSSD와 모바일용 제품 판매가 늘었다. eSSD는 1분기 대비 매출이 약 50%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낸드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세가 지속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SSD 매출은 지난해보다 4배 증가하고, 낸드플래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달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부터는 12단 HBM3E 양산을 시작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는 6세대 HBM(HBM4) 12단 제품을 출시하고, HBM4 16단 제품은 2026년 수요 발생을 대비해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최고 용량 256기가바이트(GB) 서버용 제품을 공급하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분야에서는 하반기 32Gb DDR5와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을 출시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eSSD 역시 AI 확산으로 저전력 고용량 스토리지 선호가 커지는 만큼 내년 초 128TB 제품을 출시하고 순차로 256TB 제품도 선보이는 등 고용량 제품 리더십을 유지할 계획이다.

HBM 공급도 확대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 생산량 대부분이 이미 고객과 협의 되어 내년 출하량은 올해보다 2배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투자와 증산은 일반 D램과 특성이 확연히 다른 HBM 중심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을 고려하면 투자가 늘어도 생산은 제약된다"며 "고객 수요가 확실한 제품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해 시장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HBM을 제외한 D램도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HBM 생산량 확대로 일반 D램 공급 여력이 제한됨에 따라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PC 및 모바일 제품이 출시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서버용 D램 성장률은 20% 중반 정도일 것"이라며 "클라우드 서버의 교체 주기가 도래했고, AI 데이터 서버 증설이 일반 서버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분기 단위로 가격이 결정되는 D램의 수익성이 연간 계약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HBM의 수익성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AI 메모리를 생산할 청주 M15X를 완공해 내년 하반기 가동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번째 팹도 2027년 5월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올해 설비투자도 연초 계획보다 증가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투자 규모는 과거 평균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 인프라 투자는 미래 성장기반 확보 위해서 필요하다. 올해 늘어나는 투자비를 제외해도 영업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이를 통해 지속해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대비 4조 3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을 줄였다.

한편 역대급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상반기 성과급(PI·생산성 격려금)으로 최대치인 기본급의 150%를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인 PI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지급된다. 지급률은 반기별 생산량 목표치와 영업이익률을 감안해 책정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