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넓혀 '팀' 꾸린 삼성파운드리…日서 2나노 AI가속기 따냈다
파운드리·세이프 포럼…DSP·IP 등 국내 협력사와 자체 생태계 구축 '턴키 경쟁력'
일본 유니콘 'PFN'에서 수주 성과…"디자인솔루션업체 지원 강화"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국내 디자인솔루션(DSP)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면서 일본의 인공지능(AI)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FN)로부터 2나노 AI 가속기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SAFE) 포럼 2024를 개최하고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DSP·IP 등 파트너사 협력 강화…日 2나노 AI 가속기 수주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글로벌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7년까지 후면전력공급기술(BSPDN)을 적용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양산 준비를 끝내고, 메모리·패키징 등 시너지를 활용해 턴키(일괄수주) 서비스를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국내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DSP, 설계자산(IP), 설계자동화툴(EDA), 테스트∙패키징 (OSAT) 분야 총 35개 파트너사가 부스를 마련해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약 100개 파트너사와 생태계를 구성 중이며, EDA 파트너 수는 23개로 TSMC를 앞섰다. 또 2017년 출범 당시 14개던 IP 파트너를 50개로 늘렸고, 확보한 IP는 5300개에 달한다. 공정별 핵심 IP는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글로벌 IP 파트너와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국내 DSP들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DSP 업체들은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가 제조할 수 있도록 회로 분석, 설계오류 수정, 설계 최적화 등의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DSP와 파운드리가 같은 지역에 있는 경우 신속하고 밀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으로 이룬 턴키 서비스 수주 성과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차원(I-Cube S) 첨단 패키지를 통해 양산할 계획이다. PFN은 딥러닝 분야에 특화해 칩부터 슈퍼컴퓨터, 생성형 AI 기반 모델까지 AI 밸류체인을 수직적으로 통합해 첨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한다.
이번 턴키 솔루션에 제공하는 2.5D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은 이종 집적화 패키지의 한 종류로, 복수의 칩을 1개의 패키지 안에 배치해 전송 속도는 높이고 패키지 면적은 줄일 수 있다. 양사는 이번 과제를 기반으로 향후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생성형 AI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획기적인 AI 칩렛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 기술지원 확대…국내 팹리스 협력 성과 이어져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했고, 3나노 2세대 공정도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국의 우수한 팹리스 업체들이 HPC(고성능 컴퓨팅)·AI 분야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DSP들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고객들이 최신 공정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시제품 생산을 위한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PW 서비스를 활용하는 고객은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하는 등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더 완성도 높은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MPW 서비스 횟수는 4나노 공정부터 고성능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BCD 130나노 공정까지 총 32회로 지난해 대비 약 10% 증가했다. 내년에는 35회까지 확대한다.
국내 팹리스와 DSP의 수요가 많은 4나노의 경우, 내년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회 더 추가할 계획이다.
국내 팹리스인 텔레칩스, 어보브, 리벨리온 3사는 이날 삼성 파운드리와의 성공적인 협력 성과와 비전, 팹리스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차량용 반도체 기업 텔레칩스의 이장규 대표는 "350나노부터 5나노 공정까지 삼성 파운드리와 함께 만들어온 칩이 43개"라며 "삼성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장에서 텔레칩스의 성장을 지원해준 오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리벨리온의 오진욱 CTO는 "삼성 파운드리 5나노에 이어 4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AI 가속기 '리벨'을 개발 중"이라며 "대한민국 시스템 반도체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최시영 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 고객들과 협력을 위해 선단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AI 전력효율을 높이는 BCD, 엣지 디바이스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 스페셜티 솔루션을 융합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AI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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