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쓸어담는 中…K조선, 친환경 미래기술 절실"[NFIF 2024]

성영재 HD한국조선해양 탈탄소선박연구랩 부문장
조선소 인력난도 시급…"2027년까지 13만명 부족"

성영재 HD한국조선해양 탈탄소선박연구랩 부문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뉴스1 미래산업포럼(NFIF) 2024'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기술 경쟁력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 업계에선 K-조선이 우위를 가진 '친환경·자동화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해 민관 차원의 총력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영재 HD한국조선해양(009540) 탈탄소선박연구랩 부문장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4 뉴스1 미래산업포럼'(NFIF)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친환경 기술 경쟁력'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능 역량은 2021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국 조선업계의 증가율은 2% 수준에 그치는 반면, 중국은 8%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이미 가스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에서 한국 조선업계를 추월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선종별 경쟁우위 종합평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유조선은 한국 88.5%, 중국 92.6%로 중국이 앞섰고, 컨테이너선은 한국 91.7%, 중국 91.4%로 대등했다.

불과 2년 전까지 모든 선종에서 한국의 경쟁우위지수가 높았지만, 압도적인 내수 물량과 정부 지원에 힘입은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성 부문장은 "한국은 내수 시장이 약하고 공공 발주도 적은 반면, 중국은 자국 해운사 물량이 24%에 달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따른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양국 조선업의 격차는 '산업 규모'에서 극명하게 갈린다. 성 부문장은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그룹(CSSC)는 104개에 달하는 자회사와 22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HD현대 4만명,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합쳐도 6만 명 수준으로 (CSSC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조선업계는 '중국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조선업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친환경 탄소저감 기술과 자율운항기술 등 미래 기술의 선점 △조선소의 디지털 전환(DX) 가속화 △차세대조선산업법 등 법·제도 정비가 삼박자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 부문장은 마지막으로 조선소 인력 수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2014년에는 조선소 종사자가 약 30만 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9만3000명 수준으로 급감해 2027년까지 13만 명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소 자동화와 함께 핵심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