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반년만에 올해 농사 다 지었네…"하반기엔 골라서 받자"

HD현대·한화오션·삼성重, 하반기 첫날 3.8조 '수주 잭팟' 신호탄
HD현대 92%, 한화오션은 전년 추월…하반기도 선가·발주 '우상향'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내 조선 3사가 올 상반기 대규모 수주고를 올리며 순항했다. HD현대는 연간 수주 목표액의 90% 이상을 반년 만에 달성하며 독주했고,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수조원대 '잭팟'을 터뜨리며 두둑한 일감을 챙겼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3사는 올 하반기 첫날이었던 지난 1일 하루에만 총 3조 8625억 원 규모의 선박 수주 소식을 알렸다.

한화오션(042660)은 중동지역 선사 2곳에서 각각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2조 1511억 원(LNG운반선 1조 4381억·VLCC 7196억 원)이다.

같은 날 삼성중공업(010140)은 중동 선사와 LNG운반선 4척(1조 4381억 원)의 건조 계약을 따냈고,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아프리카 선사와 2667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조선 3사는 벌써 연간 목표치의 절반에서 최대 90% 이상을 잠정 달성하는 '수주 풍년'을 맞았다. 고부가선종인 LNG운반선과 MR탱커 등 유조선 수요가 동시에 오른 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116척의 선박을 수주하며 '나 홀로 독주' 중이다. 현재까지 수주 금액은 123억 5000만 달러(약 17조 1566억 원)로 연간 목표(135억 달러)의 91.5%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프랑스 선사와 컨테이너선 20척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현지 업계는 수주 금액이 최소 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 경우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액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기준 22척, 49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97억 달러)의 51%를 잠정 달성했다. 현재까지 수주 잔고는 337억 달러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9척,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셔틀탱커 1척 등이다.

한화오션도 상반기에만 53억 3000만 달러(27척)를 수주해 전년 실적(35억 2000만 달러)을 훌쩍 추월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6척 △VLCC 7척 △VLAC(암모니아 운반선) 2척 △VLGC(초대형 가스운반선) 1척 △해양 1기이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건조 발주량 증가에 따른 도크 부족으로 신조선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인 데다, 수에즈운하 사태 장기화로 중고선가와 선박 수요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서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신조선가지수는 187.23을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는 2021년 153.63에서 2022년 161.85, 2023년 178.36으로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올해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한 HD현대 측은 "LNG선, 탱커 등 선종별로 선가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도크 상황에 맞는 효율적 운영을 고려해 하반기에도 다양한 선종의 고부가가치선을 수주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