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전기차 캐즘…K-양극재 2분기 이어 하반기도 '먹구름'

양극재 업계 2분기 적자전환 전망…출하량·판가 하락 탓
리튬값 재차 하락…유럽·美 정치적 리스크도 실적 악화 키워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본사 전경. (에코프로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K-양극재가 길어지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로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절대적인 출하량이 줄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반기도 필수 광물의 역래깅 효과와 정치적인 리스크로 반등을 장담하긴 어렵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8954억 원으로 지난해(1조 9062억 원)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의 4대 소재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양극재 업계의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은 전기차 산업의 부진 때문이다. 유럽 등 일부 선진 국가가 전기차 구매 시 지급하는 보조금을 폐지했다. 지난 5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 기업들은 수출 악영향을 받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양극재(NCM+NCA+NCMA) 수출량은 1만 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9% 줄었다. 같은 기간 ㎏당 수출 단가는 27.7달러로 45.5%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003670)도 전기차 한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27억 원이다. 전년 동기(521억 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엘앤에프(066970)는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반기 반등도 장담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리튬 가격이 연초 반등에서 다시 하락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탄산리튬 시세는 ㎏당 85.5위안이다. 지난 4월 말(108.91위안) 대비 21.5% 하락했다.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라 이익이 감소하는 역래깅 효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부문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 내 정치적인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유럽 의회 선거에서 그린딜 정책을 주도한 녹색당이 의석을 다수 잃었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헌한 '트럼프 대세론'도 부담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은 정책에 의해 수요 창출되는 산업"이라며 "당분간 EU와 미국의 정책 지원 강화 가능성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양극재 기업들은 투자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5만 톤의 양극재 증설계획을 2026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다른 곳은 원가 절감과 고객사 다양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정 고객사의 집중된 매출 구조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양극재뿐 아니라 셀 판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