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가격 5개월 만에 반등…철강업계 '감산 카드' 통했다

철강사 공장 불 끄고 생산량 축소…6월말 기준 전달 대비 2만원↑
철근 가격 정상화는 아직…"할인 제도 폐지와 추가 감산 검토"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철근 유통 가격이 철강사의 감산이란 특단의 조치 이후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시중에 풀리는 물량이 줄면서 가격 조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아직은 유통 가격이 원가 이하에 형성돼 있는 만큼 감산 조치와 할인 정책 폐지 등 고강도 대책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철근(SD400·10㎜)의 톤당 시중 유통 가격은 전달 대비 2만 원 오른 67만 원으로 집계됐다. 유통 가격 반등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철강사는 대형 건설사와 직거래 혹은 중간 유통사에 판매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철근 매출을 얻는다. 매출 비중은 직거래가 압도적이다. 매입 물량이 적은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중간 유통사로부터 철근을 사들인다. 이때 거래되는 가격이 유통 가격이다.

이번 유통 가격 반등은 철강업계의 적극적 감산 조치에 따른 결과다. 업계 1위 현대제철(004020)은 지난 2월 시작한 인천 철근 전기로에 대한 특별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애초 6월에 마무리할 계획을 7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2위 동국제강(460860)도 인천 전기로 공장을 야간에만 운영하고 있다.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값싼 전기료로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결단이다.

철강사들은 아직 유통 가격이 '기준 가격' 이하인 만큼 시장 정상화 단계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철강사는 철근을 대형 건설사·중간 유통사에 판매할 때 기준 가격을 활용한다. 기준 가격이란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스크랩(고철)의 매입가를 반영해 산정된다.

올해 들어 기준 가격은 톤당 90만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유통 가격은 기준 가격을 20만 원 이상 밑도는 수준이다. 중간 유통사들이 재고 압박과 현금 흐름을 위해 철강사로부터 사들인 가격 이하로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의 가격 구조는 철강사-대형 건설사 간 직거래 가격 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대형 건설사가 기준 가격이 아닌 유통 가격을 앞세워 철강사에 매입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소수에 불과한 중간 유통 물량이 전체 시장 가격을 뒤흔들고 있다"며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유통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사들은 유통 가격이 기준 가격 이상으로 형성되기 전까지 고강도 대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할인 정책을 폐지하고 추가 감산까지 검토하고 있다. 동국제강도 한동안 야간 생산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건설업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철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감산 조치 연장을 통해 수급 불균형 해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