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먹는 하마' AI·데이터센터 급증…슈퍼 사이클 도래에 전력기기 앞다퉈 증설
美 전력망 교체 주기도…효성·HD현대·LS, 변압기 생산시설 확충
상승세 지속 전망…데이터센터 글로벌 경쟁에 미중 분쟁도 호재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인공지능(AI) 발전과 데이터센터 증설 열풍으로 전력 예상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기기 수요도 늘고 있다. 업계는 앞다퉈 생산 시설 증설로 대응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298040)은 최근 1000억 원을 들여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40%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LS일렉트릭(010120) 역시 앞서 생산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변압기 공장에 각각 272억 원, 180억 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20% 끌어올릴 계획이며, LS일렉트릭은 지난달 592억 원을 들여 초고압 변압기 생산 기업인 KOC전기의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공시했다
국내 전력기기 업계가 잇따라 생산 설비를 추가 확충하려는 이유는 최근 전력 수요 슈퍼 사이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30년 주기로 찾아오는 미국의 전력망 교체 주기가 도래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의 변압기의 70% 정도가 설치된 지 25년 이상 된 노후 설비라고 분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향후 전력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전력기기 생산 능력을 높이려는 요인 중 하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까지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6년 데이터센터와 AI 등 관련 산업의 전기 소비량은 2022년의 두 배 수준인 1000테라와트시(TWh)를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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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력 회사들이 20~30년 사이에 교체 주기가 돌아오는데 2000년 전후에 한 번 교체 주기가 있었고 그다음이 지금쯤"이라며 "여기에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전력이 증설되면서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선 전력기기 생산 업체들의 실적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의 글로벌 경쟁이 수년 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 내에서 중국산 변압기 대신 한국산 변압기 비중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580억 원이었던 효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3330억 원(BNK투자증권), 3980억 원(상상인증권) 정도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3150억원이었던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은 올해 5190억 원(BNK투자증권), 3250억 원이었던 LS일렉트렉의 영업이익은 3610억 원(현대차증권) 정도로 전망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효성중공업 생산시설 증설과 관련 "전력망 투자가 본격화되며 전력기기 시장은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업체별 증설에 따른 초과 공급이 전력 기기 사이클의 피크아웃을 야기할 수 있지만 아직 수요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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