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남아 우회한 中 저가 태양광 '철퇴'…모듈가격 반등 기대감

中 업체들, 美 관세 조치에 수출길 막히자 동남아 생산 속속 중단
태양광 수요 꾸준한데 저가 물량 공급 줄면 시장 정상화 가능할 듯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주 달튼 생산공장 전경.(한화솔루션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미국 정부가 동남아를 우회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 유예를 종료함에 따라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 기업들이 미국 수출 중단에 따라 동남아 생산 시설을 속속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 저가 물량은 비정상적인 시세 하락을 부추겼다. 앞으로 헐값으로 떨어진 태양광 제품 가격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이달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022년 6월 시행한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200% 관세 유예 조치를 종료했다.

중국은 탄탄한 내수시장을 앞세워 태양광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다. 미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태양광 제품 시장 점유율 80∼9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국가나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고 향후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저가 물량을 대거 풀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반덤핑·상계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동남아 4개국 내 제조업체를 앞세운 '우회 수출' 전략을 고수했다. 지난해 미국의 모듈 수입액은 185억 달러다. 주요 수입국의 비중을 보면 △베트남 25.6% △태국 22% △말레이시아 15.1% △캄보디아 12.7% 순이다. 이들 중 많은 물량이 사실상 중국산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시장 정상화를 위해 관세 유예 종료 카드를 꺼냈다.

최근 미국 수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중국 태양광 제조사들은 동남아 생산 물량을 줄이고 있다. 외신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인 론지(Longi)는 베트남에 보유한 5개 셀 생산 라인을 중단했다. 말레이시아 모듈 공장 가동률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또 다른 태양광 업체 트리나 솔라(Trina solar)도 태국·베트남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업체 탄원을 수용해 동남아산 패널의 부당 경쟁 여부에 대한 조사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관세가 동남아 4개국에서 수입하는 대부분 물량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미국의 조치 이후 시장의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미국 정부의 관세 유예 조치는 시세 급락을 부추겼다. 태양광 시세는 지난 2022년까지 강세를 이어왔지만 2023년부터 하락에 접어들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태양광 모듈(210㎜ 단결정) 가격은 와트당 0.114달러로 지난해 고점 대비 52% 하락했다.

시장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도 시세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최소 510GW(기가와트)에서 최대 650GW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미국 내 신규 설치량은 11.8GW로 동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미국향 수요 불확실성에 따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시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