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도요타 부정 사태 일파만파…"현대차·기아 반사이익"
日 매체 "도요타 인증 부정, 유럽 등에서도 발생 가능성 높아"
생산 중단 '야리스' 유럽 주요 판매 모델…유럽 확산시 판매 타격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 일본의 도요타의 인증시험 '부정' 사태가 일본을 넘어 글로벌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도요타와 경쟁 중인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2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도요타의 인증 부정이 일본 내 기준 위반뿐 아니라 한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 62개국 기준에도 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도요타, 혼다, 마쓰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는 차량 양산에 필요한 인증 평가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도요타는 보행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충돌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역시 엔진 출력 시험 등에서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현장 조사 결과, 이 같은 데이터 조작과 법규 위반 등은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각 업체에 차량 출하 정지 명령을 내렸고, 도요타 등은 이달 말까지 해당 차량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은 도요타 인증 부정 사태가 일본을 넘어 글로벌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국내(일본)와 유엔 승용차 기준이 같아, 같은 부정이 있다면 유럽 등에서도 양산 못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유엔에서 채택한 협정 때문이다. 일본은 유엔 협정을 근간으로 차량 양산에 필요한 형식인정을 일본 내에서 취득할 경우 협정을 맺은 다른 나라들과도 상호 승인하는 협정을 맺었다. 이 같은 인증 절차는 유럽과 한국 등 62개 국가서도 채택하고 있어 도요타의 부정행위가 일본뿐 아니라 국제 기준에도 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는 도요타의 부정행위에 따른 출고 중단 사태가 유럽까지 확산하면 도요타의 판매 타격과 현대차·기아의 반사이익을 예상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3위를 기록하며 주요 시장에서 도요타와 경쟁 중이다.
현재 일본 내 출고 중단 차종은 도요타의 경우 코롤라, 엑시오, 야리스다. 이들 차종의 생산량은 13만 대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00만 대 이상을 판매한 도요타의 판매량의 1%에 불과해 당장의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문제가 유럽으로 확산할 경우 도요타의 판매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도요타는 유럽에서 약 90만 대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야리스가 15만 7000대다. 유럽 판매 17%를 차지하는 주요 모델이다. 소형차인 야리스는 현대차의 i20, 기아 K3 등과 경쟁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유럽에서 각각 53만 4000대, 57만 2000대를 판매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요타의 인증 시험 부정 사태가 유럽 등 글로벌로 확산할 조짐"이라며 "유럽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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