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은 韓전차 샀던데" 이번엔 슬로바키아…유럽 홀리는 K2

우크라 접경국이자 폴란드·루마니아처럼 軍 현대화 추진…전차 104대 도입 계획
獨 레오파드·美 에이브럼스 등과 경쟁…현대로템 "제안요청서 검토 후 결정"

29일 강원도 춘천 일대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타이거(TIGER) 궤도장비 대규모 기동훈련에 참여한 육군 제11기동사단 K2전차가 목표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2023.8.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K2 전차를 운용 중인 폴란드의 인접국 슬로바키아가 신형 전차 104대 도입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로템(064350)의 K2 수출 모멘텀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동유럽 국가들의 대대적인 군 현대화 작업이 국내 방산업체들에 기회가 되고 있다.

5일 슬로바키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국방부는 지난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중부·동부 유럽 미래 장갑차 콘퍼런스'에서 신형 전차 104대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슬로바키아 국방부는 기존에 보유한 전차 T-72M1의 성능을 개선하는 계획을 검토했으나, 2030년 T-72M1을 퇴역시키고 신형 전차를 운용하기로 선회했다. 슬로바키아는 북쪽으로 폴란드, 동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접하고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최근 국방비를 증액하면서 폴란드, 루마니아 등과 마찬가지로 군 현대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의 국방예산은 20202년 국내총생산(GDP)의 1.65% 수준에서 2021년 1.77%, 2022년 1.84%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GDP)의 방위비 집행 목표인 2% 수준에 도달했다.

슬로바키아가 군 현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한 무기체계는 △보병전투장갑차(IFV) CV90 △즈사나(Zuzana)2 자주포 △감시 레이더 △경기관총 등이다. 이번 신형 전차 도입 역시 군 현대화의 일환이다.

슬로바키아 국방부는 조만간 입찰을 공고하고 관련 기업들에 제안요청서를 배부할 전망이다. 현재 후보 기종으로는 K2를 비롯해 미국의 M1A2 에이브럼스, 독일의 레오파드 2A7 등이 거론된다.

K2 전차는 2014년 우리 군부대에 실전 배치·운용되며 성능을 인정받았고 4차 양산까지 확정됐다. 지난 2022년 8월에는 폴란드 정부와 1000대 규모의 수출 기본계약을 맺은 후 180대에 대해 1차 실행계약이 체결됐고, 현재 2차 실행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K2는 레오파드나 에이브럼스와 비교해 운용국은 적지만 준수한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 폴란드 수출을 통해 입증된 빠른 납기 등이 강점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상반기 폴란드 바르샤바에 유럽 법인을 신설하고 동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폴란드와 인접한 루마니아에서도 지난달 K2 전차의 실사격 시험을 진행하는 등 신형 전차 도입 사업에서 K2를 후보 기종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향후 슬로바키아 정부가 제안요청서를 공개하면 사업 조건 등을 검토한 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