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들인 한온시스템 인수…한국타이어 '빅딜' 조현범 회장 승부수

한국타이어, 1.7조원에 '열관리시스템' 한온시스템 지분 추가 인수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 도약…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 시너지 기대

한국앤컴퍼니그룹 사옥.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이 세계 2위 자동차용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 지분 추가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앤컴퍼니의 최대 규모 빅딜(Big Deal)로 인수 완료 시 조현범 회장이 그려온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으로 크게 다가설 전망이다.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 추진으로 조현범 회장이 주도한 그룹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는 동시에 핵심 사업 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와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신차용(OE) 부품 비즈니스 분야에서 성장한 글로벌 기업으로 기술력, 연구개발 인프라, 공급망, 인적 자원 등 업계 최고로 꼽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1조3679억 원)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3651억 원)를 총 1조 733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는 전기차 시대를 내다본 조현범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평가된다. 조 회장은 2014년 한온시스템 최초 지분 인수 당시부터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시스템(TMS)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다.

지난 10년간 한온시스템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기술력과 경영 전략, 기업문화 등을 철저하게 검증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한온시스템에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성장 DNA를 이식해 전기차 시대 핵심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한온시스템 인수는 전기차 부문에서 성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상용화 이전부터 원천 기술 개발에 나서며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두 회사의 시너지는 업계의 전망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세계 최초로 풀라인업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선보였다. 아이온은 전기차 최적 설계로 저소음, 향상된 마일리지, 뛰어난 전비 효율 등 특징을 갖추며 출시 2년 만에 글로벌 전기차 전용 타이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전체 설계부터 부품 공급까지 모두 아우른다. 한온시스템의 히트펌프 시스템은 외부 공기, 전기차 모터 및 배터리를 활용한 냉난방 장치로 기존 전기식 히터 대비 약 3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발휘해 최상의 전기차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전동 컴프레서, 냉매·냉각수 통합 모듈 등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춰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두 회사의 결합은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테슬라 등 글로벌 30여개 완성차 브랜드와 맺은 파트너십을 활용해 두 회사의 유기적 협력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하이테크놀로지 기업 성장을 본격화하는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라는 평가와 기대에 걸맞게 미래 청사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