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대면 억대 계산서"…항공정비 사업 키우는 KAI·대한항공

MRO 전문 KAEMS, 1분기 매출액 95억, 전년比 2배 '껑충'
대한항공 엔진정비 공장, 2027년이면 완공…"아시아 최대"

지난 27일 인천 중구 영종순환로 대한항공 엔진 테스트셀에서 정비사들이 A330에 사용되는 PW 4170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2021.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국내 항공기업들이 민항기 정비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해외에 의존해 온 국적사 민항기 물량에 해외 수주 물량까지 상당한 잠재력이 예상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3년 후면 아시아 최대의 엔진정비 공장도 국내에 들어설 전망이다.

29일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출범한 유지·보수·분해조립(MRO) 전문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1분기 매출액은 95억 4800만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47억 1100만 원에서 두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의 매출액인 △2022년 42억 2400만 원 △2021년 36억 1600만 원 △2020년 27억 3900만 원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상승세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에어버스 여객기(에어부산 1대·피치항공 2대)를 3대 정비했다는 것이 KAI 설명이다.

KAI는 1분기 말 기준 민항기 3대(에어인천 1대·피치항공 2대)의 정비 수주 금액을 9억 9500만 원으로 공시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중단거리 항공기 한 대당 약 3억 3000만 원의 정비 비용이 드는 셈이다.

KAI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을 비롯해 B737 시리즈, A320 패밀리를 사용하는 해외 저비용항공사(LCC)를 MRO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회전익에는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 계열을 사용하는 경찰, 소방 등이 있고 고정익은 보잉, 해군, 공군이 있다.

이어 민항기뿐 아니라 회전익항공기 매출이 증가하고, 고정익항공기(T-50) 조립사업 매출 인식, 항공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SCM의 판매량 증가 및 단가인상이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에는 아직 국적사들의 수요를 충족할 설비가 없어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잠재력이 큰 산업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MRO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약 2조 3000억 원으로 세계 시장의 2% 수준이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기술교육원은 2032년에 글로벌 MRO 시장이 1283억 달러(약 175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003490)은 5780억 원을 투입해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신 엔진 정비공장를 짓고 있다. 2027년에 문을 열면 아시아 최대의 항공 정비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가 연 100대에서 360대, 다룰 수 있는 항공 엔진 종류도 6종에서 9종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1976년 보잉 707의 엔진 중정비를 시작으로 2004년에는 진에어를 비롯해 델타항공 등의 엔진을 수주받기도 했다.

현재 설비로는 대한항공 외 물량을 대량으로 수주하기는 부담이 있지만 신공장이 문을 열면 타 항공사의 물량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A330-200을 기반으로 개조한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공군 KC-330의 창정비 초도기를 출고하기도 했다. 창정비는 여객기의 부품을 완전히 분해한 후 점검을 수행해 조립하는 고난도의 정비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