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원에 26조 푸는 尹정부…업계는 '환영 반, 아쉬움 반'
18조 규모 대출 등 금융지원…1.1조 반도체 생태계 펀드 조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 의지 긍정적"…"직접 보조금 빠져 아쉬워"
- 김재현 기자,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강태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저리 대출 등 금융지원 혜택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세계적인 추세이자 효과가 뚜렷한 직접 보조금이 없는 점은 여전히 아쉽다는 평가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밝힌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18조1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반도체 생태계 펀드가 대표적이다.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산업은행 출자를 통해 17조 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반도체 투자금을 우대금리로 지원하는 게 골자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1조1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며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취지다.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도 늘린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3조 원 규모에서 향후 3년간(2025~2027년) 5조 원으로 불리기로 했다. 첨단패키징이나 미니 팹을 구축하는 등 신규 대규모 R&D도 포함한다.
인프라 지원 규모도 2조5000억 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공장 등 시설 인근에 도로를 놔주거나 용수·전력 지원 등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 세액공제 연장도 추진한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액 세액공제는 올해 일몰된다.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은 국가전략기술 투자액에 대해 최대 35%, 연구개발(R&D) 비용은 최대 50%를 세액공제 받는다.
이번 지원의 실질적인 혜택 대상은 소부장, 팹리스 등이다. 윤 대통령도 "반도체 산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70% 이상의 중소·중견기업이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계는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소부장, 팹리스 등에도 금융 및 인프라 지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평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정부의 이번 지원 정책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도 계획한 투자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며 안정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앞장서겠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장에서 줄곧 요구했던 보조금 지급이 빠진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내놓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내 기업들에 대해 대출 혜택을 안 주는 것보다 낫지만 소부장·팹리스 기업들은 영세한 측면이 있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의 효과가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일본 등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해외 우수 기업을 유치하기 용이하고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국가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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