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현대로템 軍 무인차 수주전 '또 동점'…이번엔 가위바위보 없다
양사 모두 필수조건 100%·선택조건 96% 충족…나란히 협상 대상 선정
'미래 핵심전력' 다목적 무인차량 국군 도입시 수출 도움…방사청과 협상 '관건'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064350)이 방위사업청의 다목적 무인차량 구매 사업에 제안한 모델이 제안서 평가에서 요구조건을 같은 수준으로 충족해 나란히 시험평가 및 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됐다. 향후 방사청과의 협상이 최종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구매사업 제안서 평가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각각 필수조건을 100%, 선택조건을 96% 충족해 협상 대상 장비로 선정됐다.
방사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장비를 대상으로 시험평가를 하고 각각 협상을 통해 최종 기종을 선정하게 된다. 요구조건을 충족한 경우 최저가를 써낸 장비를 낙찰하는 '요구조건충족최저비용방법'이 아니라 '종합평가에 의한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방사청의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획득 시범사업 당시에는 '요구조건충족최저비용방법'으로 사업자를 선정했는데, 양사가 최저 기술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가격도 똑같이 '0원'으로 써내면서 결국 가위바위보를 통한 추첨 방식으로 현대로템이 시범사업을 따낸 바 있다.
이후 현대로템 무인차량은 군에서 2년 이상 실제 운용됐고 군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성능을 개선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차량도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 해병대 훈련장에서 해외 비교 성능시험(FCT)을 시행하며 성능을 인정받았고, 향후 미 육군의 무인차량(S-MET) 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양사가 제시한 무인차량 모두 성능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만큼 정부와의 협상이 관건이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열악한 전장 환경에 투입해 수색, 감시정찰, 물자·환자 후송, 폭발물 처리 등 임무를 수행한다. 위험한 전장에서 병력을 보전할 수 있고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확장성과 경제성을 지녀 미래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이전부터 수요를 예측해 무인차량을 자체 개발해 왔으며, 국내 사업뿐 아니라 수출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 선정되어 국군에서 운용 실적을 쌓으면 수출 마케팅에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수출 무기체계인 T-50 훈련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도 우리 군의 성공적인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된 사례다. 우리 군이 도입하지 않고도 수출에 성공한 무기체계로는 최근 호주에 수출된 레드백 장갑차(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폴란드 군용 자동차 및 장갑기술연구소(WITPIS)와 '유무인 군용 무인차량(UGV)'과 관련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폴란드는 주변 7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병력을 대신해 국경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무인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해 MSPO에서 다목적 무인차량을 전시했고, 아랍에미리트 방산전시회 'IDEX 2023'에서는 LIG넥스원의 유도무기 현궁을 탑재한 무인차량을 선보이며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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