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머스크 적자인데…'초대형선' 앞세운 HMM의 질주
HMM 1분기 영업이익률 17.5%, 영업익 4070억…머스크·ONE 등 글로벌 선사 제쳐
홍해사태 장기화에 최근 운임 급등까지…"초대형선으로 수익성 확대"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간판타자' 2만4000TEU(6m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앞세운 HMM(011200)이 홍해사태 장기화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글로벌 주요 선사들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해운 운임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HMM의 호실적도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글로벌 해운사는 세계 2위 덴마크 머스크, 4위 중국 코스코, 6위 일본 ONE, 8위 HMM이다.
1분기 매출액은 △머스크 해운부문 80억900만 달러(약 10조 9299억 원) △코스코 65억 5700만 달러(약 8조 9483억 원) △ONE 38억 6400만 달러(약 5조 2732억 원) △HMM 2조 3299억 원 순이다.
영업이익에서는 HMM이 4070억 원을 기록하며 몸집이 큰 글로벌 선사들을 제쳤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주로 EBIT(이자 및 세금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를 공시하는데 코스코는 11억 5100만 달러(약 1조 5696억 원), ONE은 2억 2300만 달러(약 3041억 원)로 집계됐고 머스크 해운부문은 1억 6100만 달러(약 219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HMM이 17.5%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티어를 유지했다. EBIT를 기준으로 한 코스코의 영업이익률은 17.5%, ONE은 5.8%, 머스크 해운부문이 -2%다.
HMM의 호실적은 지난해 12월부터 장기화한 홍해사태 덕이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를 틀어쥐며 글로벌 물류 적체 현상이 나타나자 지난해 1분기 평균 969포인트(p)였던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분기 평균 2010p로 올랐다.
초대형선을 운임이 상승한 유럽 노선에 투입해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강화한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2만 4000TEU급 12척을 포함해 HMM의 1만 5000TEU 이상 초대형선 비율은 53%로 글로벌 선사 중 1위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HMM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3069억 원)보다 두 배 늘어난 6002억 원으로 전망할 정도로 기대감이 높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황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예상보다 길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홍해사태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계절적 성수기인 2분기를 맞이하며 이 같은 실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주 SCFI는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9월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컨테이너 시황 단기급등 원인 점검' 리포트에서 "최근 10년 컨테이너 운임의 5월 상승은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상승 패턴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희망봉 우회로 인해 주요 얼라이언스의 선복 부족이 확인되며, 지속될 경우 타항로에도 파급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ma1921k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