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 반도체 수장에 '기술통' 전영현…HBM 승부수(종합)

삼성 메모리반도체·배터리 성장 주역…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자진해서 물러나
내년 주총서 대표이사 선임시까지 한종희 단독 대표로…김용관 부사장, 사업지원TF행

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2024.5.21ⓒ News1 ⓒ News1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자 DS부문장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1일 신임 DS부문장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선임하고, 경계현 현 DS부문장(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이날 오후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경 사장 사임에 따른 한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 변경 안내 공시도 냈다.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한양대 전자공학부,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역임했으며, 5년간 배터리 계열사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활약했다.

그룹 내 최고의 '기술통'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DS부문의 기술혁신과 조직 분위기 쇄신을 통해 반도체의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이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차세대 D램인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 HBM은 AI 칩 생산에서 필수적인 D램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AI 반도체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3과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HBM 시장이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 있다.

경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디바이스경험(DX) 및 DS부문 양 대표이사가 협의한 뒤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경 사장은 DS부문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관계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신임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겸 의료기기사업부장에 유규태 의료기기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을 임명했다. 기존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로 의료기기사업부를 이끌던 김용관 부사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소속으로 전환 배치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는 미래전략실 해체 후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