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4]전문가들이 꼽은 격변기 한국 경제 위기 요소…"중국·양극화"
'한국 경제 생존전략' 토론…자동차·무역·반도체 위기 진단
- 박주평 기자,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배지윤 기자 = 올해 주요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 글로벌 경제 격변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가장 큰 위기 요인은 중국, 산업 양극화 등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NFF) 2024'에서는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가 좌장을 맡고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신창환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해 '한국 경제 생존 전략'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 교수는 통상국가이자 제조강국으로서 한국 경제가 맞닥뜨릴 수 있는 '블랙 스완'(예측 불가능한 위기)이나 '회색 코뿔소'(쉽게 간과할 수 있는 위기)가 무엇인지 패널들에게 물었다.
조상현 원장은 "한국 경제의 위기는 '반도체'(Chip), '중국'(China), '갈등'(Conflict), '탄소'(Carbon) 등 'C4'라는 키워드를 제시할 수 있다"며 "그중에서도 기저에는 공통으로 중국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강도 높은 규제의 영향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직접 받고 있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으로 유통, 화장품, 반도체·자동차 등 산업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또 탄소 중립을 준수하기 위한 기술이나 원재료와 관련해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원장은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이 원장은 "최근 부산에서 80명 연구인력을 가진 기업이 수도권으로 이전했고, 대구에서도 70명 인력의 연구소가 수도권으로 왔다"며 "지역은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하고, 수도권은 연구개발 역량은 높아지는데 지역 균형 정책에 따라 시험인증을 해줄 센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수가 부진하면 수출하자고 하는데, 수출 환경도 녹록지 않다"며 "수출을 위해 혁신역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국내에서 5년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해 온 자동차부품업체는 1만4000개 중 300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견기업 이하로 내려가면 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임금을 못 올리고 설비투자를 못하는 등 복합적 문제들이 작용한다'며 "결과적으로 지방 기업들은 계속 노후화하면서 산업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창환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위기 요인으로 재난, 지정학적 위기, 중국의 기술력향상, 탄소 중립 등을 꼽았다.
신 교수는 "반도체 공장은 자연재해에 잘 견딜 수 있지만 소재나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재난 상황에 놓일 때 반도체 생산이 이차적인 재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인한 전기 사용량 급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광역 정전 현상도 두려운 상황으로 언급했다.
그는 "'블랙 스완' 하면 대만 전쟁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전쟁 직전까지 가는 것이 미국과 중국 모두가 원하는 상황"이라며 "무력 충돌보다는 대만 봉쇄 정도가 블랙스완급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신 교수는 중국의 파운드리 기술력 향상에 대해서도 "10년 이상 기술 개발에 몰두한 결과 네덜란드 EUV 장비 없이 10나노 이하 반도체 칩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경고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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