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칩스법·AI기본법 한시가 급한데…'폐기 위기' 산업계 핵심 법안
21대 국회 종료 'D-23'…'대기업 세액공제 15%' 입법 지연에 발목
신車 구입시 개소세 인하 법안도 '쿨쿨'…22대 때도 장기화 가능성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21대 국회가 회기 종료 20여 일을 남겨둔 가운데 반도체·2차전지 등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K칩스법' 연장, 인공지능(AI) 산업 육성과 규제의 바탕이 될 AI 기본법 등 산업계 핵심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발의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심화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계류된 법안은 1만 6715건에 달한다. 해당 법안들은 21대 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29일까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새 국회가 열리면 다시 법안을 발의해야 하는 셈이다. 오는 30일 22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돼도 원 구성을 마치고 개원하기까지 시일이 걸린다. 21대 국회의 경우 임기 시작 47일 만인 2020년 7월 16일에야 개원했다. 하반기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 등 주요 일정을 감안하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은 일러도 연말에야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에서는 기업의 원활한 경영 활동과 적극적인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21대 국회 회기 내 관련 핵심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1대 국회에 계류된 산업계 주요 법안은 △조세특례제한법(올해 12월 일몰되는 국가전략시설 투자액 세액공제 연장) △조세특례제한법(노후 자동차 폐차 후 신차 구입시 개별소비세 70% 감면) △AI 기본법(AI 산업 육성과 신뢰 기반 조성) △유통산업발전법(대형마트 통신판매 시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제외) 등이 있다.
K칩스법이라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설비투자를 하는 대기업에 15%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것으로, 올해 말 일몰 예정이다. 미국, 일본, EU 등이 주요 기업에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을 실행하거나 계획하는 상황에서 세액공제마저 일몰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1분기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반도체 업황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적기 투자가 절실하다.
자동차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후차 폐차 후 신차 구입 시 개별소비세 70%를 감면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도 요구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산 자동차 내수 판매는 32만 4124대로 지난해 1분기(36만 7785대)보다 11.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68만 4582대에서 68만 8607대로 소폭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노후차 개소세 인하 방침을 밝혔고,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총선 국면에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AI기본법으로 지칭되는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도 글로벌 AI 경쟁 심화 속에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야 의원이 골고루 발의에 참여한 AI기본법은 필요최소한의 규제와 함께 AI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근거를 담고 있다. '인공지능 기본계획' 수립·시행, 고위험 영역 AI 고지 의무 부과, 인공지능위원회와 같은 관련 조직 신설 등이 핵심 내용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등장 이후 광범위한 혁신이 진행되면서 각국의 AI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EU와 미국 등은 AI 규제와 진흥을 위한 규범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AI 기본 규범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경제회복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 마련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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