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대만 지진' TSMC는 괜찮다지만…고객사 "불안한데"
이달 초 규모 7.2 강진 이후 여진 지속…"TSMC 생산·복구 차질 전망"
피해규모 1200억 추정…메모리 가격 인상·공급망 리스크 우려도 점증
-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이달 초 강진 피해를 본 대만에서 계속 지진이 발생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복구 작업에도 일부 영향이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규모 7.2 강진이 일어났던 대만 화롄시 앞바다에서 약 3주가 지난 지금도 규모 5를 넘는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대만 중앙기상국은 이날 새벽 4시 49분(현지시간) 화롄현 정부 청사에서 남쪽으로 30㎞ 지점에서 규모 5.9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TSMC 측은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했으나 외부 대피 기준을 충족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공장 및 산업 안전 시스템은 정상이며 직원도 안전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이날 (지진 발생 전) TSMC 일부 직원들이 예방적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속적인 지진 발생으로 일부 생산 차질도 전망되는 상황이다. TSMC는 지난 3일 강진에 따른 피해 복구 작업에 한창이다. 당시 TSMC는 팹(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일부 웨이퍼 손상도 발생했다. 피해 규모만 올 2분기에 30억 대만달러(약 1266억 원)로 추정된다.
앞서 TSMC는 강진 발생 10시간 만에 웨이퍼 팹 장비 복구율은 70% 수준, 대만 타이난 남서부에 있는 최신 공장 '팹18'의 복구율도 80%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주 가까이 팹 복구율의 진척도나 100% 복구 발표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지속되는 여진으로 인해 복구 작업이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사업인 파운드리 특성상 이번 지진으로 TSMC의 물량을 적기에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급망 리스크' 불안감이 고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며 "TSMC가 최근 미국 내 공장을 추가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 지진으로 인한 반도체 업계의 영향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만에 생산 시설을 둔 미국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도 지진으로 피해를 보면서 D램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낸드플래시는 물론 D램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만 2위 파운드리업체 UMC도 신주 난커 공장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 역시도 진앙과 가깝고 일부 직원이 대피했다는 점, 클린룸 소수 인력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만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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