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건조 안부러운 보수·개조…HD현대마린솔루션 "압도적 경쟁력"

내달 기업공개 앞두고 성장 비전 발표…2016년 출범 후 연평균 35% 고도성장
정기선 부회장, 현대중공업서 사업분할 주도…"빅데이터 기반 조선·해양 플랫폼 도약"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2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2(HD현대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압도적 글로벌 1위 토털 마린 솔루션 공급자 입지를 굳히겠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 대표이사 사장이 내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5개년 성장 비전을 밝혔다. IPO로 확보한 자금의 절반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해 캐시카우인 선박 유지·보수(AS) 사업을 강화하고, 친환경 선박 개조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론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기동 사장은 2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HD현대마린솔루션(HMS)은 선박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무이한 기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HMS는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진입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890만주, 예상 몸값은 3조 원 후반대로 올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HMS는 HD현대의 '알짜' 계열사다. 2016년 현대중공업의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떼어내 출범한 이후 연평균 35%의 고도성장을 기록 중이다. 사업 첫 해(2017년) 2403억 원, 546억 원이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각각 1조4305억 원, 2015억 원으로 몸집을 키웠다. 당시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았던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주도해 사업을 키워 주목받았다.

HMS는 선박 애프터서비스(AS) 전문 계열사로 출발해 △엔지니어링 기반 친환경 선박 개조 △벙커링 △선박 디지털 솔루션(SDV)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해외법인 4곳(네덜란드·싱가포르·미국·아랍에미리트)과 6~7개의 지사(그리스·중국·일본·대만·파나마 등)를 두고 있다. 총직원 수는 800여명으로 출범 당시(150명)보다 5배 넘게 늘었다.

최봉준 HD현대마린솔루션 수석연구원이 2일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설치된 디지털융합센터를 소개하고 있다.2024.4.2(HD현대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이기동 사장은 HMS의 최대 강점으로 '독점적 시장지배'와 '자산 경량화(Asset Light) 사업 모델'을 꼽았다. 선박 유지보수부터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을 '턴 키'(Turn-Key)로 제공하는 기업은 HMS이 유일한 데다, 현대중공업의 전 세계 공급망을 공유하기 때문에 설비투자 비용이 적어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사업 파트별로 보면 라이선스를 가진 경쟁사가 두 곳(MAN사·WinGD사)이 있지만, 종합 마스터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마켓쉐어(시장 점유율)를 보면 대형엔진은 35%,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HiMSEN)은 40%, 이중연료(DF)는 50%로 사실상 업계 내 경쟁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경기 변동에 둔감한 '에셋 라이트' 비즈니스 모델도 강점"이라며 "2016~2021년 조선업이 굉장한 불황을 겪었지만, HMS는 연평균 35%의 고성장을 이어왔다"고 했다. 이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액화천연가스(LNG)선 및 저탄소 친환경 신조 수요가 늘고 있어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MS는 다음달 IPO로 확보한 공모금 약 7000억 원 중 KKR의 구주매출(50%)을 제외한 나머지를 사업 투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투자금의 최소 40% 이상을 물류 인프라 구축과 국내외 항만 창고 확보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연구개발(R&D)과 (타법인) 지분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투자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을 선박 AS업체를 넘어 '친환경·디지털 솔루션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주력인 선박 AS와 친환경 개조 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오션와이즈(Oceanwise) 등 신성장동력인 SDV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피니티 리서치에 따르면 선박 디지털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2%씩 성장해 2032년 242억 달러(약 3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사장은 "IPO 후 5년 이내에 매출 규모를 현재보다 최소 2배로 늘릴 것으로 예측한다"며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 추세에 발맞춰 항만·해상 물류·기상 등 조선·해양 빅데이터를 보유한 독보적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시장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민성 HD현대마린솔루션 책임매니저가 2일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설치된 디지털관제센터 구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2024.4.2(HD현대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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