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넘는 인공지능 'AGI'가 온다…삼성·MS·메타 '글로벌 빅테크' 도전장
젠슨 황 "5년 내 AGI 시대"…MS·오픈AI,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준비 나서
삼성전자, AGI 칩 '마하-1·2' 개발…"인류 멸종 수준 위협 대비" 목소리도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5년 내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인공지능)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공룡'으로 불리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사 주최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4'에서 AGI 미래에 대해 한 말이다.
AGI가 급부상하고 있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GI는 일반 AI 혹은 범용 AI로 불린다. 특정 조건에서만 쓰이는 현재 AI 기술과 달리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AI 모델이다. '인간을 닮은 혹은 인간보다 뛰어난 AI'로도 표현한다.
AGI가 범용화되면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AGI를 활용하면 수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도 몇 달 만에 완료할 수 있고 제작비 규모가 큰 3D(3차원) 영화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오픈AI는 동영상 AI 시스템 '소라'(SORA)를 통해 간단한 텍스트로 초고화질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AGI 패권을 쥐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AGI 시장 선점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거나 AG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식이다.
챗GPT를 앞세운 생성형 AI 시장 선두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연합은 세계 최대 AI 데이터 센터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MS와 오픈AI가 2028년 초대형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초기 비용 추정치만 1000억 달러(약 135조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천문학적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신속히 학습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MS와 오픈AI가 AGI 시장 확보를 위한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미 AGI 전용 칩 개발에 뛰어들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체 개발 AGI 추론 칩 '마하-1'을 연말부터 양산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마하-1 개발과 양산 과정에는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마련한 'AGI 컴퓨팅 랩'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자신의 SNS에 "AGI 컴퓨팅 랩 설립을 통해 우리는 AGI에 내재된 복잡한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고급 AI 및 머신러닝 모델을 위한 저렴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제공하는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마하-1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마하-2' 개발에도 나섰다. AGI 칩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경 사장은 "마하-1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은 1T(Trillion) 파라미터 이상의 큰 애플리케이션에 마하를 쓰고 싶어 한다"며 "생각보다 더 빠르게 마하-2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생겨 준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이끄는 메타도 AGI에 진심이다. 메타는 AGI 구축을 장기 비전으로 내세우고 연내 총 60만 개의 AI 칩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가 지난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것도 삼성전자에 메타의 AGI 칩을 위탁 생산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자사 AI 조직 '구글 딥마인드'를 통해 상용 가능한 AGI 개발에 이미 나섰고 아마존도 AGI 전문 개발 조직 '아마존 AGI'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AGI 시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I 정책 조언 등을 하는 민간업체 글래드스톤AI가 미국 국무부 의뢰를 받아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장 발전한 AI 시스템이 최악의 경우 인류 멸종 수준의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미국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간을 뛰어넘는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통제력을 상실할 경우 세계 안보에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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