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처럼 도약' 꿈꿨는데…한미그룹 통합 무산에 OCI '큰그림' 제동
이우현 회장,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진입 불발
"통합 절차 중단…주주 뜻 겸허히 수용"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우현 OCI홀딩스(010060) 회장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제약·바이오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통합 실패로 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선 OCI그룹 통합에 반대했던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사내이사에 올랐다. 반면 통합을 추진했던 이우현 OCI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OCI그룹은 주주총회 직후 통합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밝혔다.
한미그룹과 통합은 OCI그룹 미래를 위한 결단이었다. 주력인 화학 사업이 부침을 겪고 있어서다. OCI는 대표 사업인 폴리실리콘 시황에 따라 지주사 전환 이전인 2019년(1806억 원)과 2020년(861억 원)에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한 독일 바이엘을 모델로 꼽고 변신을 추진했다. 지난 2022년엔 부광약품 최대주주에 오르고 직접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그는 "죽었다가 깨도 10년 안에 이런 팀(한미와 OCI)은 못 만든다"며 "OCI는 해외에 한미그룹의 신약을 판매하고 싶은 마음에 투자를 결정했고, 한미가 연구개발을 추진하면 이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통합 불발로 OCI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 투자와 성장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OCI그룹 측은 "통합 재추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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