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출하량 작년의 2.9배로"…기술·캐파로 선두 탈환(종합)

美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 2024' 기조연설
2028년에는 23.1배로 확대…6세대 HBM4 '스노우볼트' 청사진도 소개

최진혁 삼성전자 미주 메모리연구소장 부사장.(삼성전자 제공) 2022.8.3/뉴스1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컴퓨터익스프레스링크(CXL)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공개했다.

특히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올해 출하량은 애초 예상치를 웃도는, 지난해 대비 2.9배로 상향 제시하며 기술력은 물론 고객사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예상을 뛰어넘는 HBM 시장의 확대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 대비 뛰어난 생산능력을 무기로 HBM 시장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6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에서 CXL과 HBM 등 차세대 메모리를 선보였다. CXL 기반 메모리인 'CMM-H', 'CMM-D' 등과 5세대 HBM 제품인 HBM3E 등이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반도체를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높이는 차세대 기술이다. HBM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형태의 메모리다.

최진혁 삼성전자 미주 메모리연구소장(부사장)과 황상준 삼성전자 D램 개발실장(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 나서 "AI 시대를 맞아 CXL 기반 메모리와 고성능·고용량의 HBM 솔루션이 메모리 업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용량은 CXL 기술이, 대역폭은 HBM이 미래 AI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CXL은 메모리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시스템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CXL 기반 솔루션을 통해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대거 높일 수 있다"며 "지속적인 메모리 혁신과 파트너들과의 강력한 협력을 통해 AI 시대 반도체 기술 발전을 이끌겠다"고 했다.

HBM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황 부사장은 "양산 중인 HBM 3세대(HBM2E)와 4세대(HBM3)에 이어 12단 5세대(HBM3E)와 차세대 D램 규격인 32기가비트(Gb) 기반 128기가바이트(GB)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제품을 상반기에 양산해 AI 시대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리더십을 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HBM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최대 2.9배로 늘릴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애서 올해 HBM 출하 목표치를 전년 대비 2.5배로 제시했었는데 이보다 늘어난 것이다.

한동안 SK하이닉스에 HBM 1위 자리를 내주는 뼈아픈 상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급속하게 확대되는 AI 반도체 시장으로 인해 HBM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 오히려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된 물량의 SK하이닉스 제품에만 기댈 수 없는 고객사들에 갈수록 삼성전자의 뛰어난 생산능력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4세대 HBM3 제품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이지만 5세대 HBM3E 양산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역시 개발 속도와 기술력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이어서 앞으로 양사의 선두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중장기 HBM 로드맵을 통해 2026년에는 지난해 출하량 대비 13.8배, 2028년에는 23.1배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까지 제시해 캐파 확보 자신감을 과시했다.

삼성전자가 2026년 출시할 6세대 HBM인 HBM4의 청사진도 소개했다. HBM4부터 버퍼 다이(Buffer Die)에 로직 공정을 활용할 예정이다.

버퍼 다이는 HBM에 적층된 메모리를 컨트롤하는 가장 아래층을 말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가 요구하는 맞춤형 HBM을 제작해 AI 반도체 혁신을 하겠다는 취지다. 또 HBM4의 코드명도 처음 공개했다. '스노우볼트'다.

한편 이번 멤콘 2024에서는 김호식 SK하이닉스(000660) 메모리 시스템아키텍처담당 부사장이 'AI용 CXL이 차세대 HBM이 될 것인가?'를 주제로 CXL의 청사진에 대해 소개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