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3곳, 지난해 번 돈으로 은행 대출이자도 못내"
리더스인덱스, 500대 기업 분석…이자보상배율 4.9→2.2 '악화'
이자보상배율 낮은 업종 IT전기전자·제약 순…실적 부진 등 영향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국내 500대 기업 10곳 중 3곳은 지난해 번 돈으로 은행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물가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최근 2년간 실적을 비교할 수 있는 265개 기업(은행·보험사 및 금융지주 제외)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3조407억 원으로 전년보다 26.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 비용은 2022년 31조1078억 원에서 지난해 52조2785억 원으로 68.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은 4.9에서 2.2로 절반 이상 줄었다. 전년 대비 이자보상배율이 감소한 기업은 전체의 86%인 228개 기업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대출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면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도 갚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 수는 전체의 27.9%인 74개에 이르렀다. 전년(55개)보다 19개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악화한 업종은 'IT전기전자'로, 영업이익이 1년 만에 59조925억 원에서 6조5203억 원으로 약 89% 감소했다. 반면 이자 비용은 2조8037억 원에서 5조4867억 원으로 95.7% 증가해 이자보상배율이 21.1에서 1.2로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실적 급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제약 업종(29.2→5.7) △운송 업종(11.2→3.4) △석유화학 업종(8.2→2.5) 순으로 이자보상배율 악화 정도가 컸다.
전년 대비 이자 비용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한국전력공사(015760)다. 2022년 2조5177억 원에서 4조2458억 원으로 68.6%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적자 폭이 줄면서 이자보상 배율도 -12.9에서 -1.07로 개선됐다.
현대자동차(005380)의 이자 비용이 전년 2조6950억 원에서 지난해 4조2378억 원으로 57.2% 증가해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덕분에 이자보상배율은 3.6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이자가 줄어든 기업은 HMM(011200)·KG모빌리티(003620)·기아(000270)·HDC현대산업개발(294870)·동국홀딩스(001230) 등 24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은 총 32개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기업 순으로 보면 △태광산업(003240)(-20.2) △현대미포조선(010620)(-12.1) △신세계건설(034300)(-11.0) △HJ중공업(097230)(-3.6) △현대리바트(079430)(-2.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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