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대기업 5곳 사외이사들 1년 내내 '찬성'…"거수기 여전"

매출 500대 기업 10곳 중 9곳, 지난해 사외이사 반대표 '전무'
안건 찬성률 최저 기업은 유한양행…SK 및 SK하이닉스도 찬성률 낮아

(CEO스코어 제공)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지난해 500대 주요 기업 가운데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100% 찬성한 기업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주요 기업 내 이른바 '거수기'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 8일 기준 주주총회소집공고 보고서를 제출한 181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기업은 163개사(90.1%)로 집계됐다.

10개사 중 9개사는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보류·기권 포함)를 한 번도 던지지 않은 셈이다. 전년에는 159개사(87.8%)였다. 조사 대상 기업 사외이사들의 전체 안건 찬성률은 99.3%에 달했다.

매출 상위 30대 기업 중 비상장사를 제외한 14개사로 좁혀 보면 12개사(85.7%)가 사외이사 찬성률 100%였다.

이 중 삼성전자(005930)(2억320만 원)·현대자동차(005380)(1억1830만 원)‧LG전자(066570)(1억430만 원)‧현대모비스(012330)(1억280만 원)‧삼성물산(028260)(1억4620만 원) 5개사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었다. 지난해 '사외이사 연봉 1억 원 이상 클럽'은 12개사다.

KB금융지주(105560)·신한금융지주(055550)·하나금융지주(086790) 등 금융지주사 3곳의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도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90.0%를 기록한 유한양행(000100)이다. 전체 140표 중 찬성 126표, 보류 13표, 기권 1표 등을 제시했다. 찬성률 90.7%를 기록한 SK(034730)와 91.4%인 SK하이닉스(000660)가 뒤를 이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97.8%로 나타났다. 전년(96.9%)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출석률이 90% 미만인 기업도 7곳 있었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대한제강으로 72.7%에 불과했다. 이어 △남해화학(025860) 84.4% △KG모빌리티(003620) 86.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87.8% △LF(093050) 88.0% 순이다.

이들 기업의 사외이사들이 찬성이 아닌 의견을 제시한 안건 중에서는 '사업‧경영' 관련 안건이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특수관계거래(10건) △인사‧보수(8건) △규정‧정관(5건) △자금(1건) 순이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