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 차기구축함 응찰 열린 HD현대중공업…"감점 딛고 수주 총력"

'보안사고' 감점 등 영향에 작년 특수선 매출 40% 감소
올해 KDDX·페루 호위함 역량 집중…"특수선 매출 9.9억불 목표"

HD현대중공업이 MADEX 2023에서 최초 공개한 차세대 함정들의 조감도.(HD현대중공업 제공)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 제한 위기를 벗어난 HD현대중공업(329180)이 올해 특수선 수주 목표로 제시한 9억8800만 달러를 향해 수주 역량을 결집한다. KDDX뿐 아니라 해외 수주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방위사업청은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체 지정 여부를 심의한 결과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은 2012년부터 약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불법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했다.

행정지도 결정에 그치면서 HD현대중공업은 KDDX 입찰에는 참여할 수 있게 됐다.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7조8000억 원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발주가 진행된다.

올해 초 HD현대중공업은 KDDX 수주를 고려해 특수선 수주 목표치를 9억88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수주액(1억3800만 달러) 대비 약 7배 많은 금액이다.

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이 KDDX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보통 기본설계를 수주한 기업이 상세설계와 건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앞서 KDDX 개념설계는 한화오션(042660)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변수는 보안사고에 따른 감점 1.8점이다. 지난해 7월 울산급 호위함 배치-3 5·6번함 입찰 당시 기술·실적에서 앞섰지만 한화오션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두 회사의 점수 차는 불과 0.1422점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감점 만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 방사청으로부터 수주한 KDDX 기본설계에 '병력 절감형 플랫폼'을 적용한 배경이다. 첨단 자동화·전동화 기술을 통해 탄약 이송 자동화 설비·스마트 브리지·자율운항 기술 기반의 함정용 첨단항해보조시스템을 적용했다.

해외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필리핀에서 초계함 2척과 호위함 6척을 수주해 건조하고 있다. 올해 1순위 해외 수주는 3월로 예고된 페루 호위함이다. 페루 호위함 6척 사업 규모는 약 2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으로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필리핀 함정 도입 사업 입찰 역시 준비 중이다.

안정적인 실적을 위해 일감 확보는 필수다. 지난해 특수선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4188억 원, 1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7%, 59.9% 줄었다.

회사는 이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KDDX 사업 상세설계와 건조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예정된 사업자 선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