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제안 수용불가" 금융지원 강경한 폴란드…2월 국회에 무기수출 달렸다
폴란드 국방장관 "韓 대출제안 매력적이지 않아" 압박
수은법 개정해 자본금 증액해야 2차계약 금융지원 가능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폴란드 측이 현재 협상 중인 무기수출 2차 실행계약에 대한 우리나라의 금융지원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금융지원 선결 과제인 수출입은행법 개정이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오는 29일 열린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 매진하는 3월과 4월에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21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가 될 전망이다.
현재 발의된 4건의 수은법 개정안(정성호·양기대·윤영석·박진 의원 발의)은 수은의 법정자본금을 현행 15조 원에서 25조~50조 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이다. 수은은 특정 개인이나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50%로 제한하고 있는데 2022년 8월 폴란드와 체결한 1차 이행계약 규모가 17조 원에 달해 이에 대한 금융지원으로 이미 한도가 98.5% 채워졌다.
폴란드 수출 잔여 물량은 △K9 자주포 308문 △K2 전차 820대 △다연장로켓 천무 70문 등 최대 30조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폴란드는 한국 외에도 미국으로부터 공격헬기 AH-64 아파치 96대를 120억 달러에 구매하는 등 대대적인 군 현대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어 무기 판매국의 금융지원이 절실하다. 미국으로부터도 무기 구매를 위해 20억 달러를 대출받기로 했다.
폴란드는 우리 정부에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지난 8일 폴란드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이 부분적으로 제시한 무기 구매 대출 제안은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진행 중인 실행계약과 기본계약이 있고, 이는 추가적인 협상 대상"이라고 말했다. 계약을 이어가고는 싶지만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총선이 끝난 뒤 아무리 빨라도 6월까지 늦어지게 된다"며 "한국이 비협조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잔여 물량에 대한 추가 계약이나 잠수함, 천궁 등 잠재적 수출 협상도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다른 산업의 촉매 역할을 하는 방위산업의 국가전략 핵심 산업 가치를 인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수은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2월이 마지노선이라고 일반적으로 보고 있는데 만일 계약이 파기될 경우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방산뿐 아니라 최근 수주 산업이 초대형화하는 추세"라며 "수은의 고유목적인 수출금융 역할이 크게 제한된다고 보인다. 법정자본금 증액이 매우 시급하다는 말씀에 적극 동의한다"고 답했다. 다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어 개정안의 29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서는 여야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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